주일미군 주둔비 인상과 미군기지 이전 예고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새 주일 미국대사로 지명된 케네스 와인스타인이 일본에 동맹국으로서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했다.
와인스타인은 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공청회에 출석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군사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와인스타인은 "대사로 인준되면 일본에 군사력을 늘리고 동맹국으로서 더 큰 책임을 지라고 요구할 것"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일미군 주둔비 인상 요구를 실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일본의 미국산 무기 구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다가오는 주일미군 주둔경비 분담 특별협정(이하 특별협정) 갱신 협상에서 생산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협정은 내년 3월 시효가 끝난다.
주일미군 재배치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와인스타인은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宜野彎)시의 후텐마(普天間)에 있는 미군기지를 오키나와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로 옮기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미군기지가 현 밖으로 이전해야 한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와인스타인은 또 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통해 "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번영을 위한 초석"이라면서 5만 주일미군과 미 해군 제7함대가 양국의 평화와 완전을 보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제7함대는 한반도를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는 전진 배치 전력으로 미 해군의 핵심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와인스타인은 미국과 일본의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양국은 올해부터 관세를 삭감하기로 합의한 상태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일본과 무역협정 하에서 농산물의 90% 이상을 무관세로 수출하거나 관세우대조치를 받을 수 있지만, 보험서비스나 인수합병에 대한 광범위한 무역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와인스타인은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 소장을 지낸 동아시아 전문가다. 그는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수차례 회담을 한 적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주일 미국대사 자리는 작년 7월 전임자인 윌리엄 해거티가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위해 물러난 이후 공석이었다.
이번 청문회는 미국 상원의 주일 대사 인준을 앞두고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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