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마크롱도 레바논 개혁 촉구…로이터 "폭발 사망자 최소 145명"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폭발 참사에 성난 시민들이 6일(현지시간) 거리 시위에 나섰다.
레바논인 수백명은 이날 베이루트 도심 제마이제 지역에 모여 레바논 정부를 비판했다고 레바논 매체 '데일리스타'가 보도했다.
시위대는 "혁명"이라는 구호를 합창하고 정치 기득권층이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이날 베이루트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레바논에 대한) 원조가 부패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레바논에서 기자들에게 "개혁이 이행되지 않으면 레바논은 계속 침몰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4일 베이루트의 폭발 참사로 쌓인 레바논 국민의 분노가 온라인에 이어 표출된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레바논에서는 폭발 다음 날인 5일 오전부터 소셜미디어 트위터 등으로 "교수형에 처하자"라는 뜻의 아랍어 해시태그가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베이루트 폭발 참사는 대규모 질산암모늄을 방치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레바논 당국은 항구 창고에 보관된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이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천750t의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면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제 위기에 이어 폭발 참사까지 터지면서 정부의 무능함에 대한 민심의 분노가 커진 것이다.
장기간 정국 혼란을 겪은 레바논에서는 올해 1월 디아브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이 출범했지만, 경제 회복과 개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가운데 베이루트 폭발로 인한 인명피해는 계속 늘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6일 베이루트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37명이고 부상자가 5천여명이라고 밝혔다.
보건부는 실종자도 아직 수십명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보안소식통을 인용해 사망자가 최소 145명이라며 독일 외교관 1명도 희생됐다고 전했다.
레바논을 돕기 위한 국제사회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터키는 6일 베이루트에 의료·구조팀을 파견했다.
베이루트에 도착한 군용기에는 의료·구조요원 21명을 비롯해 터키 재난위기관리청(AFAD) 요원 10명, 터키 적신월사(적십자에 해당) 관계자 3명 등이 탑승했으며, 응급 구조장비와 텐트·의약품·수색구조 차량 등이 실렸다.
유엔이 지원하는 의료 물품 20t을 실은 비행기도 전날 베이루트에 착륙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다.
이 물품들은 레바논 내 병원들에 공급돼 폭발로 인한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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