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일 확진 1천명 아래로 급감…전문가 "집단면역 가능성"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 정부가 10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 관련 통제 조치 대부분을 해제하기로 했다.
그간 단계적으로 통제 조치를 풀어왔으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눈에 띄게 주춤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사실상 과거 같은 일상생활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7일 지오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사드 우마르 파키스탄 계획·개발부 장관은 전날 "파키스탄의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뚜렷하게 개선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마르 장관은 10일부터 식당 내 식사가 가능해지고 영화관, 체육관, 미용실, 놀이공원 등도 운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경제 활동도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학교 재개방 문제는 다음 달 초에 다시 논의한 뒤에 결론 내리기로 했다.
수년 전부터 경제난에 허덕이던 파키스탄은 코로나19 방역 봉쇄 조치로 인해 경제에 충격이 더해지자 지난 5월 초부터 통제 조치를 차례로 풀었다.
이후 확진자 수가 급증, 6월 14일에는 하루 확진자 수가 6천825명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7월 들어 4천명대로 내려앉은 뒤 급격하게 줄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는 하루 감염자 수가 1천명도 되지 않는 등 안정세를 되찾는 분위기다.
실제로 7일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28만2천645명으로 전날보다 782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이처럼 파키스탄의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든 이유는 분명치 않다.
일부 전문가는 2억2천만명에 달하는 파키스탄의 인구를 고려할 때 검사 수(208만건)가 매우 적은 탓에 많은 감염자가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인도 일부 빈민가나 아프가니스탄의 일부 지역처럼 집단면역이 형성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건 전문가인 타히르 술탄 샴시 박사는 현지 더뉴스에 자체 진행한 항체 조사에 따르면 7월 셋째 주에 카라치 인구의 약 40%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인구 1천600만명의 카라치는 파키스탄 최대 도시로 남부 해안에 자리 잡고 있다.
샴시 박사는 이어 "9월 첫째 주면 집단면역이 가능한 수준인 카라치 인구의 65∼70%가 코로나19 항체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집단면역은 지역 주민 대부분이 특정 감염병에 대해 면역력을 갖춘 상태를 말한다.
전문가 상당수는 감염이나 백신 접종 등을 통해 항체가 형성된 이들의 비율이 60%가량 되면 집단면역이 형성된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확진자가 생기더라도 지역사회 확산이 쉽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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