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챗 금지'에 애꿎은 애플이 타격받나

입력 2020-08-09 15:37  

트럼프 '위챗 금지'에 애꿎은 애플이 타격받나
앱스토어서 위챗 내리면 중국 아이폰 소비자 이탈 불가피 관측
中인터넷 조사서 90% 이상 "웨이신 없이는 아이폰 안 써"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국민 메신저'인 위챗(중국명 웨이신<微信>) 제재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애꿎은 미국 애플이 큰 타격을 받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향후 미국 정부의 제재로 애플 앱스토어에서 위챗이 사라지면 많은 중국 소비자들이 애플의 아이폰을 사기를 꺼릴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위챗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아이폰을 잃을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의 아이폰 고객들이 향후 미국 정부의 제재가 어떻게 이뤄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만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아직 텐센트를 상대로 한 미국 정부의 '거래 금지'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불명확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애플이 더는 앱스토어에 위챗을 올리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SCMP는 "애플 고객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애플 앱스토어에서 위챗에서 제거될 것인지에 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위챗을 쓰지 않고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능 외에도 전자 결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건강 코드 등 여러 생활 필수 서비스가 결합해 있어서다.
이런 탓에 많은 중국인은 위챗을 쓸 수 없게 된다면 아이폰을 더는 쓰지 못할 것이라는 태도를 보인다.
시나닷컴이 운영하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가 진행한 온라인 여론 조사에서 80만명 이상의 응답자 중 90%가 넘는 75만명이 웨이신을 못 쓰게 되면 아이폰 대신 다른 스마트폰을 쓰겠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자국 정부의 제재로 앱스토어에서 위챗을 내리게 되면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애플에는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무역 전쟁 발발 이후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속에서도 두꺼운 '충성 팬' 층을 확보한 애플은 테슬라와 더불어 중국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미국 기업 중 하나였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9%로 작년 2분기보다 오히려 6% 늘어났다.

1위인 화웨이(華爲)가 독식하는 구도가 강해져 가는 속에서도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동기보다 오히려 3%포인트 높아졌다.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 최대 번화가인 난징둥루(南京東路) 등지에 있는 중국 내 애플 플래그십 매장은 늘 많은 고객들로 붐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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