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격리 비난·하이드록시클로로퀸 홍보…글로부 TV 등 언론에 화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었는데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은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었다는 보건부 발표가 나온 지 하루 만인 전날에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사회적 격리 조치를 비난하고 말라리아약인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홍보하는 기존의 행태를 계속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코로나19 사망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시하면서도 지방 정부들의 사회적 격리 조치가 코로나19보다 더 큰 피해를 가져온다고 말하는가 하면 언론이 공포감을 조장하고 입법·사법·행정부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대 방송사인 글로부 TV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사망자 집계를 마치 브라질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결승전에 오른 것을 축하하듯이 보도하고 있다"면서 "이 방송사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무시하고 멸시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며 세계보건기구(WHO)와 브라질 의료계도 부작용을 경고한 약물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관저에 격리 중인 상태에서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주변에도 권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이뤄진 네 번째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27일 업무에 복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언론은 코로나19에 대한 과학적 대응을 무시하고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언론에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브라질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언론은 날카로운 대립 관계를 계속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보건부를 불신하는 폴랴 지 상파울루 등 6개 주요 언론 매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6월 8일부터 각 주 정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코로나19 피해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한편, 보건부 자료를 기준으로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303만5천422명, 누적 사망자는 10만1천49명이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 모두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전체 확진자 가운데 211만8천460명은 치료를 받고 회복됐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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