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훼손될라…갈라파고스 부근 中어선 조업에 주변국 긴장

입력 2020-08-11 10:33  

생태환경 훼손될라…갈라파고스 부근 中어선 조업에 주변국 긴장
'자연사 박물관' 갈라파고스 제도의 해양 생태환경에 영향 우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자연사 박물관' '진화의 전시장' 등으로 불리는 동태평양의 에콰도르령 갈라파고스 제도 부근에서 중국 선단이 대규모로 조업하자 에콰도르 해군이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의 어로 활동이 갈라파고스의 생태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11일 영국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 해군은 지난 7일 갈라파고스 제도 부근 해상에서 초계함과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중국 어선단을 대상으로 정찰 및 감시 활동을 전개했다.
에콰도르 해군은 현재 갈라파고스 제도 인근 해상에는 340여척의 중국 어선들이 조업하고 있다. 지난달의 260여척에 비해 80척가량이 늘어났다.
에콰도르 해군이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중국 어선단의 선박 가운데 최소 한 척은 노후하고 수리가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에콰도르 해군은 중국 어선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페루 및 콜롬비아 군 당국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중국 어선단은 갈라파고스 제도에 접근하기 전에 페루 근해에서 몇 주간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어선단은 통상 여름철에 갈라파고스 제도 부근에서 조업한다.
갈라파고스 제도 주변 해역은 국제 수역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조업을 하는 것은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환경보호가들은 이곳에서 조업을 하는 과정에서 해양 생태환경이 파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17년에는 중국의 한 어선이 갈라파고스 해양 보호 해역에서 불법으로 어로 활동을 하다 에콰도르 당국에 나포됐다. 당시 중국 어선은 보호어종인 상어류 6천600여 마리를 포함해 희귀 어류 300t을 싣고 있었다.
중국은 세계 곳곳에서 중국 어선들의 남획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잇따르자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자국 원양 어선들을 대상으로 동태평양과 대서양 서남단 일부 구역에 오징어 금어기를 설정했다.
금어기 설정 구역은 모두 두 곳으로 남아메리카 대륙의 양편에 각각 있다. 한 곳은 갈라파고스 제도 인근이며 다른 한 곳은 아르헨티나 건너편이다.
중국이 근해가 아닌 먼바다에서 자국 어선을 대상으로 금어기를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1천㎞가량 떨어져 있으며, 19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고립된 환경 때문에 갈라파고스땅거북을 비롯한 다양한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 정립에도 영향을 미친 섬으로 알려져 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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