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기 장마에 수산물 가격도 '들썩'…추석 물가도 '걱정'

입력 2020-08-12 06:46   수정 2020-08-12 17:39

최장기 장마에 수산물 가격도 '들썩'…추석 물가도 '걱정'
조업 감소에 생물 고등어 경매가 150%↑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홍유담 기자 = 최장기 장마 여파로 채소에 이어 수산물 가격도 상승하면서 밥상물가가 위협받고 있다. 계속 비가 올 경우 과일값도 오르며 추석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풍랑주의보에 조업 횟수 감소…수산물 가격 오름세
12일 노량진 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전국에 강한 비가 이어졌던 최근 10여일간 밥상에 자주 오르는 갈치, 오징어, 고등어 등을 중심으로 수산물 도매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긴 장마에 잇단 풍랑주의보로 조업 횟수가 크게 줄면서 출하량이 감소한 것이 가격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11일 기준 제주산 생갈치 10마리 평균 경매가격은 7만8천100원으로, 1주일 전과 비교해 34% 올랐다.
태안 안흥산 생오징어 20마리 평균 경매가도 지난 4일 4만1천400원에서 11일 5만8천300원으로 41% 상승했다.
생고등어는 10~12마리 평균 경매가가 지난달 30일 1만8천원에서 이달 6일 4만5천원으로 150%나 뛰었다. 생고등어는 물량 부족으로 지난 7일 이후 경매량이 거의 없는 상태다.
특히 연안에서 주로 잡히는 고등어는 지난주 내내 조업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가격 상승에 대형마트의 수산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이마트의 생오징어 1마리 가격은 지난 1주일(8월 5일~11일)간 10%가량 올랐고, 롯데마트의 생고등어와 생갈치 1마리 가격도 같은 기간 각각 25.1%, 12.5% 상승했다.
대형마트들은 생물보다 냉동 수산물 비중을 확대하며 가격 상승에 대응하고 있지만, 비가 내려 조업일수가 계속 줄 경우 공급량 감소로 전반적인 수산물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 과일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비 계속 오면 추석물가 영향
과일 가격은 수박, 포도 등 제철 과일이 장마로 인한 당도 하락으로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제외하곤 안정적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사과, 배 수확 시기인 이달 말에도 비가 오면 9월 말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과일값이 크게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과일은 수확하기 1주일 전이 당도 형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이 시기에 비가 많이 오면 수분 흡수량이 늘어 당도가 떨어진다. 또, 낙과 발생 비율도 높아진다.
따라서 비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품질 좋은 상품(上品) 공급량이 크게 줄어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 추석 선물세트도 장마 영향…가격 올랐던 작년과 비슷
예약 판매가 시작된 추석 선물세트 가격도 일부 이번 장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작년에는 추석이 이른 편이어서 평소보다 선물세트 가격이 다소 높았는데, 이번에는 장마로 인해 가격이 올라 지난해와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추석이 이르면 전년 가을에 비축한 과일 등 상품이 소진되고 새로운 제품이 출하되기 전 물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선물세트를 제작해 가격이 평년보다 비싸지는데, 올해는 추석이 늦은 편인데도 장마 영향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는 의미다.
주로 고품질의 알맹이가 굵은 대과(大果)로 구성되는 백화점 과일 선물세트 가격은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올해는 장마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과일 세트 가격은 작년보다 비싸질 것"이라고 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역대급 장마에 따른 수급 불안정으로 채소와 수산물 등 신선식품 가격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인다"면서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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