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집권 대선결과 불복'…벨라루스서 수천명 이틀째 항의 시위

입력 2020-08-1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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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집권 대선결과 불복'…벨라루스서 수천명 이틀째 항의 시위
참가자 1명 폭발로 사망…야권후보 티하놉스카야 리투아니아로 출국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소국 벨라루스에서 26년을 통치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65)의 대선 6선 승리에 반발하는 야권 지지자들의 시위가 10일(현지시간)에도 이틀째 이어졌다.
이날 시위에선 참가자 1명이 손에 든 폭발물이 터지면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무효를 주장하는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7)는 인접국 리투아니아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대선 당일인 9일 저녁 시작된 야권 지지자들의 항의 시위는 10일 저녁에도 수도 민스크와 지방 도시 등에서 이어졌다.
민스크 시내 중심가에선 수천 명의 시민이 루카셴코 대통령이 불법·편법을 이용해 대선에서 승리했다며 항의 시위를 벌였고, 해산을 시도하는 경찰·내무군과 격렬하게 대치했다.
저녁 무렵 시작된 시위는 자정을 넘겨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고무탄과 섬광탄, 최루탄을 이용해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는 병과 돌 등을 던지며 저항했다.
일부 지역에선 시위대가 콘크리트 말뚝과 철근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해산을 시도하는 진압경찰에 맞서기도 했다.
벨라루스 내무부는 이날 저녁 늦게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려는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이 대치하던 상황에서 시위 참가자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시위 참가자가 진압 경찰을 향해 폭발물을 던지려다 이 폭발물이 자신의 손에서 폭발하면서 심하게 부상한 뒤 숨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약 7시간 동안의 진압 시도 끝에 시위대를 몰아내고 시내 전역을 봉쇄했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시위 현장에선 다수의 참가자가 연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벨라루스 내무부는 전날 시위에서 3천명을 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에 도전장을 던졌다가 10%대의 저조한 득표율로 낙선한 야권 후보 티하놉스카야는 현재 리투아니아에 머물고 있다고 리나스 린캬비추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이 1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티하놉스카야는 안전하게 있다"고 전했다.
린캬비추스는 이후 자국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티아놉스카야가 리투아니아로 오기 전 본국에서 7시간 동안 억류됐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티하놉스카야가 언제 어떻게 리투아니아로 왔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티하놉스카야의 대리인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그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당국이 티하놉스카야를 국외로 데리고 나갔고 그녀의 출국을 조직했다"고 주장했다.
티하놉스카야는 10일 저녁 선거운동본부를 나간 뒤 행방불명됐었다.
벨라루스 국가보안위원회(KGB)는 이에 앞서 티하놉스카야 암살 시도가 있었다면서, 희생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법기관 요원들이 그녀의 선거운동본부를 경호했다고 소개했다.
벨라루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앞서 이날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하고 9일 치러진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80.08%의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밝혔다.
대선 출마를 준비하다 사회 질서 교란 혐의로 당국에 체포된 반체제 성향의 유명 블로거 세르게이 티하놉스키의 부인으로, 남편을 대신해 출마했던 야권 후보 티하놉스카야는 10.09%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티하놉스카야 진영은 자체 집계 결과 그녀가 70~80%의 득표율로 승리했다면서 중앙선관위의 개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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