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2.2%에 이어 2분기 연속 역성장…감소폭 선진국 중 가장 커
봉쇄조치 완화로 6월 GDP는 8.7% 증가…4월 저점 이후 회복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09년 이후 11년 만에 경기 불황(recession)에 진입했다.
기술적으로 2분기 연속으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경기 불황으로 정의된다.
영국 통계청(ONS)은 12일(현지시간)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20.4%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감소폭은 통계청이 분기별 성장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1955년 이후 최대다.
2분기 GDP는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21.7% 줄었다.
1분기 GDP가 2.2%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 무려 20% 넘게 줄면서 영국은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11년 만에 경기 불황에 빠지게 됐다.
상반기 전체 GDP 감소폭은 22.1%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가 불황에 빠지게 된 것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조치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3월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했고, 결국 정부는 3월 23일부터 이동제한과 비필수업종 휴업을 포함한 강력한 봉쇄조치를 도입했다.
이같은 봉쇄조치는 4월 내내 적용된 뒤 5월부터 단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
펍과 식당, 호텔 등이 7월 이후 영업을 재개한 만큼 2분기 내내 봉쇄조치가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2분기 가계소비는 23.1% 급감하면서 전체 GDP 감소를 이끌었다.
영국 경제의 80%를 차지하는 서비스는 2분기 19.9% 줄었고, 제조업은 20.2%, 건설업은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투자 역시 31.4%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 경제는 그러나 4월 저점을 찍은 뒤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별 GDP 증가율(전월비)을 보면 2월 0%에서 3월 -6.9%에 이어 4월 -20%까지 떨어졌으나 5월 2.4%에 이어 6월에는 8.7%로 확대됐다.
6월 15일부터 의류점, 서점 등 비필수 소매점이 다시 영업을 재개한 데 따른 것이다.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2분기 GDP 발표 후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향후 수개월 동안 경제 불황으로 인한 실업 등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수낙 장관은 "수십만명이 이미 일자리를 잃었고, 슬프게도 더 많은 이들이 향후 수개월 동안 그렇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이를 이겨낼 것이며, 누구도 희망이나 기회 없이 뒤처지지 않을 것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2분기 GDP 감소폭은 다른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도 크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분기 GDP 증가율은 프랑스가 -13.8%, 이탈리아 -12.4%, 캐나다 -12%, 독일 -10.1%, 미국 -9.5%, 일본 -7.6% 등이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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