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코로나의 땅?…태국 신문 제목에 필리핀 '발끈'

입력 2020-08-13 10:27  

필리핀이 코로나의 땅?…태국 신문 제목에 필리핀 '발끈'
대사관, 항의 서한…"필리핀에 관광객 뺏길까 봐 나온 표현" 주장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한 일간지가 필리핀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땅이라고 언급한 것을 놓고 필리핀이 발끈했다.
13일 온라인 매체 래플러 등에 따르면 태국 주요 일간지 타이랏은 지난 주말판에서 코로나19로 국경이 닫힌 상황에서 필리핀 교사들이 대거 입국한다는 기사를 다루면서 '165명의 필리핀인 교사가 코로나19의 땅에서 태국에 막 도착했다'는 제목을 달았다.
영어를 가르치는 3천명가량의 외국인이 내달까지 입국할 예정이라는 교육 당국 발표를 전하면서, 이들 대부분은 필리핀 인이고 165명은 며칠 전 입국했다는 내용이었다.
필리핀은 코로나19가 최근 급속히 재확산하면서 인도네시아를 제치고 동남아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됐다.
12일 현재 필리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4만3천749명으로 태국의 3천356명에 비해 40배 이상 많다.
신문 기사 제목에 태국 주재 필리핀 대사관이 '발끈'했다.
발 사이먼 로케 총영사는 10일 타이랏 편집장 앞으로 보낸 항의서한에서 "필리핀 대사관은 귀사 신문의 제목에 대해 깊은 불만을 표하고 싶다"며 "(필리핀을 코로나19의 땅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몰이해한 것이며 아세안 국민이 코로나 사태로 야기된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밀접하게 협력하는 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신문 제목이 양 국간 관광객 유치 경쟁과 관련돼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일간 필리핀 스타가 전했다.
해리 로케 대통령궁 대변인은 CNN 필리핀 방송에 "이웃 국가가 뭐라고 말하는 것을 통제할 방법은 없다"면서도 "다만 관광에 관해서는 필리핀이 태국과 강력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로케 대변인은 "태국은 우리보다 관광산업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상황이 더 좋지 않다"며 "필리핀을 코로나19의 땅이라고 태국 측이 표현한 것은 관광객들이 태국을 다시 방문하도록 하기 위해 애쓰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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