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의 대북정책 "러브레터 교환 없다"…스냅백 염두 둔듯

입력 2020-08-1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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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의 대북정책 "러브레터 교환 없다"…스냅백 염두 둔듯
트럼프식 해법엔 "사진찍기용 정상회담" "속았다" 맹비난
"동맹과 협력" 민주당 기조 드러내…한미연합훈련엔 "미 안보에 부합"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낙점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 의원이 외교 정책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북한 비핵화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졌는지 관심 대상이다.
해리스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 방식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그동안 북한 문제에 대해 몇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작년 8월 미국외교협회(CFR)가 당시 민주당 대선주자를 대상으로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핵무기 프로그램을 일부 해체하는 대가로 부분적 제재 완화 합의문에 서명할 것인가'라고 질문한 것에 대해 답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 "나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러브레터를 교환하진 않겠다는 점을 보장하겠다는 말부터 시작하겠다"고 적은 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실질적 양보도 담보하지 못한 채 김정은에게 홍보의 승리를 안겨줬다. 그래서 다음 대통령은 할 일이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의원은 "궁극적으로 우리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써 인정할 수 없다"며 "그러나 단순히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은 실패하는 방법임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장기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면서 북한의 단기 위협을 억제하고 되돌리기 위해 동맹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다자간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우리는 북한과 어떤 협상에서도 과거 경험을 고려할 때 상당한 회의론을 갖고 진행해야 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해리스 의원의 이런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열고 한 차례 판문점 회동까지 했지만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또한 정상 간 '톱다운' 방식보다는 실무협상을 통해 비핵화 해법을 찾아내는 상향식 접근법에 방점을 둔 민주당의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동맹의 협력을 강조한 부분은 한반도 주변국의 참여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려 한 과거 6자 회담 등 다자 협력 틀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주목할 부분은 해리스 의원이 대북 제재를 유예하되 북한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제재를 복원하는 방식인 '스냅백'을 염두에 둔 듯한 입장도 밝혔다는 점이다.
그는 "북한 정권이 핵 프로그램을 철회하기 위해 진지하고 검증가능한 조처를 한다면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타깃화한 제재 완화를 검토할 것"이라며 "그 제재 완화는 북한이 약속을 어길 때 즉각 되돌릴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주자 시절인 지난해 TV토론에서도 몇 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작년 6월 TV토론에서 북한 핵무기가 진정한 위협이라며 "그(트럼프 대통령)가 하는 것은 사진 촬영을 위해 독재자 김정은을 껴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작년 11월 TV토론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속았다'(funked)고 표현했고,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선 "사진찍기만 하고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또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부합하기 때문에 활발하게 전개돼야 할 '한국과의 작전'을 버렸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약화하고 최소한 견제할 영향력을 구사할 우리의 능력을 모든 면에서 위태롭게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진보성향 매체인 '인 디즈타임스'는 작년 10월 보도에서 해리스 의원이 2018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선제 타격할 권한이 없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낼 때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과 함께 서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 전해 10월 상원의 관련 법안 발의 때는 발의자로 참여하지 않았다.
또 2017년 7월 북한과 러시아, 이란을 함께 제재하는 초당적 법안에는 찬성표를 던졌다고 전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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