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유방암 진단을 위한 유방 X선 검사를 40~49세 사이에 받기 시작하면 유방암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퀸메리대학 암 예방센터의 스티븐 더피 교수 연구팀이 1990~1999년 사이에 39~41세 여성 16만여 명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유방암 검사 연령 실험(Breast Screening Age Trial)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3일 보도했다.
이 여성들은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매년, 다른 그룹은 50세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유방 X선 검사를 받도록 했다.
이들을 23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40~49세 사이에 매년 유방 X선 검사를 받은 그룹이 50세부터 검사를 받은 그룹보다 유방암 사망률이 2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전에 유방 X선 검사를 받으면 자칫 허위 양성(false positive)으로 과진단(overdiagnosis)될 우려가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50세 이후에 검사를 받았을 때에 비해 과진단 비율이 별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허위 양성이란 질병이 없는데 있는 것으로 검사 결과가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이 결과는 유방 X선 검사를 40대부터 일찍 시작하는 것이 '실'보다 '득'이 크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요즘은 유방 X선 촬영 기술이 과거보다 개선된 만큼 '득'은 더 클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결과에 대해 미국 뉴욕 레녹스 힐 병원 유방 영상 실장 크리스틴 번 박사는 특히 40대 여성의 경우, 유방 종양이 작고 다른 부위로 번지지 않았을 때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유방암을 가진 여성은 75~85%가 유방암 위험 요인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유방암 검사를 40세부터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만약 가족력이나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변이 유전자를 가진 여성이라면 40세 이전에 유방 X선 검사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 암학회(ACS: American Cancer Society)는 40~44세까지는 매년 유방 X선 검사를 '옵션'으로, 45~54세까지는 꼭 받도록 권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는 첫 유방 X선 검사를 50세부터 시작해 74세까지 2년에 한 번씩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50세 이전에는 검사에서 허위 양성이 자주 나오고 과진단에 의한 불필요한 심리적 불안과 경비지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종양학 전문지 '랜싯 종양학'(Lancet On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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