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강점기에 한국인 강제 노역 현장이던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에서 올해 폭우로 일부 건물이 무너지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3일 촬영해 14일 공개한 하시마 영상에 따르면, 일본에 철근콘크리트(RC) 구조물이 도입되던 초창기인 1916년 광부용 주택으로 지어진 '30호 건물'의 남쪽 4~7층과 서쪽 6~7층의 중앙 외벽과 대들보가 무너져 내린 모습이다.
높이 17.4m의 7층짜리인 이 건물의 다른 벽면에도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녹슨 철근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나가사키시는 남쪽 벽면은 지난 3월 7일, 서쪽 벽면은 6월 11~12일 폭우가 쏟아졌을 때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수분을 빨아들인 콘크리트의 무게 때문에 무너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요미우리는 내구연한(50~60년)을 넘겨 건물 열화(劣化)가 심각한 상태인지만 안쪽에서도 붕괴가 진행돼 현 상태로는 복원 공사가 어렵다고 전했다.
나가사키(長崎)현 나가사키시에 소재한 하시마는 섬 모양이 군함을 닮아 '군함도'로 불린다.
미쓰비시(三菱)의 해저탄광이 있던 이곳에서는 1943년부터 1945년 사이에 500∼800명의 조선인이 사실상의 강제노역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는 2015년 7월 징용 피해자를 기억하는 전시시설을 마련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하고 이곳을 포함한 23개 메이지(明治) 시대 산업 시설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도쿄 신주쿠(新宿)에서 문을 연 전시시설인 '산업유산정보센터'의 하시마 관련 코너가 강제 동원과 조선인에 대한 차별 대우를 부인하는 내용 위주로 꾸며져 논란을 일으켰다.
최전성기인 1959년 기준으로 거주 인구가 5천300명에 달했던 하시마 섬은 1974년 광산이 폐쇄되면서 무인도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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