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크론병, 치료 시기 놓치면 성장 부진 등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아이가 만성 복통과 설사를 호소하며 식욕 부진과 더딘 성장을 보인다면 염증성 장질환 중 하나인 크론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크론병은 몸살이나 장염 등의 증상과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10세 전후 소아에 발병 시 체내 영양 흡수를 막아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은 크게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나뉘는데, 소아에게는 크론병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 기준 지난해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10대 이하 환자는 3천175명으로 같은 연령대 궤양성 대장염 환자 1천373명의 2.3배 수준이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둘 다 염증성 장질환이어서 설사와 복통, 체중 감소를 동반한다. 다만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대장, 직장에서 발생하고 크론병은 식도부터 직장까지 곳곳에서 발생하는 게 차이점이다.
특히 소아에게서 발생하는 크론병은 만성 복통과 설사와 함께 식욕 부진, 활동량 저하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몸살이나 급성 장염과 증상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학령기 스트레스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오인하기 쉬워 조기에 진단하기 어렵다. 증상이 명확히 나타나지 않는 데다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면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김태형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크론병의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치고 나면 성장 부진, 장 절제 등의 합병증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소화기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아 크론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소화기관 전반을 살펴야 한다. 혈액 검사와 대변 염증 검사부터 초음파, 컴퓨터 단층촬영(CT) 등 영상학적 검사, 위대장내시경 검사 및 조직검사의 순서로 이뤄진다.
소아 크론병으로 진단받은 후에는 소화기관에 해로운 음식을 줄이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필요하면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만성 난치성 질환인 만큼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오랜 시간 꾸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일상생활을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성인 크론병과 달리 소아 크론병은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데 주안점을 둔다.
크론병으로 장에서 영양소가 원활하게 흡수되지 못할 경우 소아의 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뼈 발육에 대한 검사와 평가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치료하는 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합병증이 없는지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정상적인 학업과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올바른 영양 습관을 유지하고, 아이에 빈번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가족들의 심리적인 지지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