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항복 75주년 중국 애국주의 영화·전시 잇따라

입력 2020-08-15 10:39  

일본 항복 75주년 중국 애국주의 영화·전시 잇따라
미중 갈등 위기감 속 부국강병 주장에 호응 분위기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일본 항복 75주년인 15일 중국에서는 애국심을 고취하는 영화 상영이나 전시회 등이 잇따랐다.
표면적으로는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자는 취지이지만 미중 갈등으로 위기감이 커진 중국인들의 '국뽕'(국수주의)을 자극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5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일본 항복 75주년을 앞두고 전날 항일 실화를 소재로 한 전쟁 영화 '빠바이(八佰, 팔백)'가 개봉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 이용이 쉽지 않음에도 이미 지난 13일까지 600만 위안(10억원)어치의 표가 예매됐을 정도로 중국내 관심이 크다.
'빠바이'는 1937년 항일 전쟁 당시 800명의 중국 국민혁명군이 일본군과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 전형적인 애국주의 고취 영화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중국인은 이 영화를 보면서 아픈 기억을 떠올리겠지만 많은 중국인은 일본 군국주의를 비난하고 강력해진현재의 중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또 최근 상하이(上海)에서는 1937년 일본군과 맞붙은 상하이 해전과 관련된 유품 전시회가 열려 역시 애국주의를 자극하고 있다.
차이나뉴스닷컴은 "이 유품들은 비극적인 전투의 기억을 담고 있으며 당시 중국인들이 일제 침략자들로부터 조국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목숨을 걸었는지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다른 도시에서도 항일 전쟁을 소재로 한 TV 드라마 시리즈와 영화가 개봉되거나 영상물 등이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특히, 중국인들이 일제 침략자에게 학살당하는 모습, 어머니의 시체 뒤에서 우는 아이, 일본인들이 지배하는 폐허 도시 등이 담긴 사진 등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이에 많은 중국 네티즌은 중국의 아픈 역사를 상기하면서 나라가 뒤처지면 다른 나라의 침략으로 수백만 명의 생명이 위험하게 될 수 있다며 부국강병을 외치는 주장에 호응하는 모습이다.
뤼야오둥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소장은 "우리가 비극적인 과거로부터 배운 교훈은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선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뤼 소장은 "역사는 평화를 해치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면서 "최근 일본이 중일 관계 경색을 유발하고 있는데 일본은 역사를 교훈 삼아 예전의 길로 다시 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일 간에는 많은 문제가 놓여있다"면서 "역사 문제가 가장 먼저 대두되는데 일본은 항복한 뒤 약속을 이행하는데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비난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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