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녹화 조합…예년보다 행사진행 16시간 줄어들어
밀워키·윌밍턴·뉴욕·LA 등 4곳 핵심포스트 삼아 행사 진행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행사장 천장을 가득 채운 풍선들도, 환호하는 군중도 없다"
17일(현지시간) 나흘간의 일정으로 막을 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례 없는 화상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오프라인 현장 전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연출하게 된다.
그동안 각 정당은 전대를 통해 연초부터 시작된 경선 레이스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수많은 군중이 모이는 성대한 이벤트를 진행, 흥행몰이 등 컨벤션 효과를 노려왔지만, 올해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번 4일간의 행사는 원래 현장전대 장소로 정해졌던 밀워키와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 윌밍턴,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4곳을 핵심 포스트로 삼아 화상으로 전국에 전파를 타게 된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주요 방송은 LA에 꾸려진 스튜디오에서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측은 수백개의 '라이브 피드'를 거의 실시간으로 내보내며 여론의 관심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본행사는 동부시간 기준으로 매일 밤 9시부터 11시까지 열린다. 주요 방송사들은 매일밤 10시∼11시 한시간씩 생중계를 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CNN방송은 이번 전대를 "거대한 줌 콜"이라고 칭했다.
DNC의 책임 프로듀서인 리키 커슈너는 워싱턴포스트(WP)에 "어떠한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대본이 있는 게 아니다. 이 쇼에는 '라이브'가 참으로 많다"고 말했다.
이번 전대 진행은 생방송과 미리 녹화된 연설 등의 조합으로 이뤄진다고 NYT가 전했다.
4∼5개 가량의 주요 연설은 생방송으로 진행되지만 첫날인 이날 등장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경우 미리 연설을 녹화한 상태라고 한다.
4년 전 대선후보에서 이번엔 찬조연설자로 전대에 '구원등판'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경우 생방송으로 연설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연설은 녹화중계된다.
전체적으로 이번 행사의 총 진행 시간은 전통적인 전대에 비해 16시간이 단축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정해진 시간 내에 압축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흥행 효과도 충분히 기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연설 단축은 비단 화상이라는 제약 뿐 아니라 박수 갈채가 없는데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번 행사 진행 책임자인 앤드루 빈스는 WP에 "보통 전대에서 관중들의 반응 자체가 연설의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따라서 이번에 우리는 기술적으로 그리고 화상적인 방식으로 대체해야 했다"고 전했다.
당초 오프라인 전대 장소로 정해졌던 밀워키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게 될 사람은 민주당전국위원회(DNC) 톰 페레즈 의장과 위스콘신의 선출직 관계자들 정도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전대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오는 20일 자택이 있는 윌밍턴에서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낙점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하루 앞선 19일 같은 장소에서 부통령직 수락 연설을 하게 된다.
각 주의 경선 결과를 반영한 주별 대의원 공개투표, 즉 '롤 콜(Roll Call·호명) 투표 방식으로 진행돼온 지명 과정도 통상 수시간씩 걸렸지만 이번에는 30분짜리 순서로 단축됐다. 지명 과정은 이튿날인 18일 진행된다.
행사장 대형 홀에서 열리던 기존의 정치 이벤트와 달리 밀워키 행사 전체도 컨벤션 센터 안에 있는 상황실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바이든 전 부통령 지명 및 정강정책 채택을 위한 투표도 이미 이메일을 통해 진행, 주말인 지난 15일 완료됐다고 NYT가 보도됐다.
전통적으로 화려한 정장 차림으로 행사장을 메우던 '큰 손'들에게도 이번 전대는 '낯선 경험'이 될 전망이다.
주지사들이나 상원의원, 그 외 당 고위관계자들과 접촉할 기회 없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자택에서 전대를 보게 됐기 때문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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