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은 100% 재고용 전제로 절반 이상 감축할 듯
매각주관사에 딜로이트안진·율촌·흥국증권 3곳 선정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 이후 파산 위기에 놓인 이스타항공이 매각 주관사 선정에 나서는 등 재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기존 임금 체불액 등에 더해 매달 미지급금이 쌓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현재 인원의 절반 이상을 감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사측은 이날 오후 조종사노조와 근로자대표 등에게 회사의 재매각을 위해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추진하는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감축을 하게 될 경우 대상이 된 직원들이 실업 급여나 체당금(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 임금의 일정 부분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제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방안이다.
구체적인 인력 감축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 사측은 이 자리에서 "재매각을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100% 재고용을 전제로 한 인력 감축"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국내선 운항 재개 등에 최소한으로 필요한 기재 등을 검토한 뒤 최종 감축 인원을 정할 계획이다. 현재 보유한 18대 중 올해 반납 예정인 8대 외에 추가로 3대가량 줄이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 인원은 현재 남은 직원 1천300명의 50% 이상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새 인수자에게 미지급금이 전부 인수 대금으로 전가되는 만큼 그동안 접촉한 투자자들 모두 조직 슬림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며 "나중에 국제선까지 운항을 재개하고 나면 기재가 추가로 필요한 만큼 이번에 감축한 인원을 전부 재고용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를 토대로 조만간 회계 실사 등을 거치며 본격적인 재매각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089590]의 M&A 계약 해제 통보 이후 신규 투자자 유치에 주력해 왔으며, 현재 사모펀드(PEF) 2곳과 법정관리를 전제로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추후 매각 주관사를 통해 현재 논의 중인 사모펀드 2곳을 포함한 잠재적인 투자자군을 검토한 뒤 신규 투자자를 확보, 인수 조건을 협의해 이를 바탕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법정관리 중이더라도 신규자금 지원(DIP 파이낸싱·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을 통해 국내선 일부 운항 재개 등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흥국증권 관계자는 "현재 회사 영업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단순히 회생 신청을 하면 청산 가치가 크게 나와서 파산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사전에 투자자와 협의한 내용을 토대로 법정관리는 채권만 조정하는 형태로 진행해 신속하게 회생 절차가 종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 3곳은 작년 제일병원 매각 등을 담당한 바 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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