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 전대] 무대·환호 없이 첫 화상 진행…NYT "기이한 전대"

[미 민주 전대] 무대·환호 없이 첫 화상 진행…NYT "기이한 전대"
생방송·녹화 오가며 온라인 중계…연설, 각기 다른 장소 촬영
NYT "디지털 팀이 MVP" 호평…"긴 유튜브 광고 같았다"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17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무대가 없었고, 확성기를 통한 떠들썩한 연사 소개도, 군중의 환호도 들리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전대가 전례 없는 화상 방식으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민주당 전대 첫날 일정이 마무리된 후 "근래 역사에서 가장 기이한 전당대회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저녁에 온라인으로 방영한 중계영상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카메라 앞에 선 연설자들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을 내보냈다.
프로그램은 연설자들이 카메라 앞이 어색한 듯 "이거 켜졌나요?" 등 발언을 하는 모습이 나오며 시작됐다.
이어 전국 각지에서 어린이들이 미국 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편집한 영상이 나왔다. 이후 본격적으로 연설이 잇따라 방영됐다.
연설 사이는 일반인 유권자들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하는 모습 등으로 채워졌다.
행사 진행은 배우 에바 롱고리아가 로스앤젤레스(LA)에 꾸려진 스튜디오에서 맡았다.
이날 주인공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의 연설 후에는 줌 화면형태로 민주당 인사들이 박수를 치는 전경이 나왔다.
NYT는 이에 대해 행사 진행자가 말했듯이 "이례적인 전대"라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고 지적했고, CNN은 이를 전대 첫날의 잘못된 점 중 하나로 꼽았다.



생방송과 녹화 영상을 오가며 진행된 이 날 행사에 대해 NYT는 "온라인 시상식이 연상됐다"면서 "널리 확산한 반(反)트럼프 감정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미국의 정치를 어떻게 뒤집어 놓았는지 명확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대 디지털 팀에 대해 "올해 전대의 MVP"라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신문은 디지털 팀이 중계가 끊기지 않도록 하고, 전국 각지에 영상 장비를 전달한 데 더해 연설자들에게 방송사고 대응 요령을 가르쳐 주는 등 이번 행사에 막중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첫날 일정은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지만, 기존 전대에 비해 지루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NYT는 이날 행사에서 연설 내용은 꼼꼼히 준비된 듯했지만, 관중과의 상호작용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 거물 여러 명의 연설 장면이 속사포로 나왔는데, 시청자 기억에 남을 만큼 스타성이 큰 사람은 미셸 오바마와 버니 샌더스 등 일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허핑턴포스트 에디터인 필립 루이스는 트위터로 "지금까지 민주당 전대는 하나의 긴 유튜브 광고 같았다"고 말했고, CNN방송 진행자인 세라 엘리자베스 컵은 "자선 모금을 위한 장시간 TV 생중계방송 같았다"고 비판했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