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여론조사서 7~9%포인트 우세…경합주에서도 대부분 우위
고령에 참신함 부족…反트럼프 기댄 반사이익은 불안요소
샌더스 표심 흡수도 관건…네거티브·TV토론 등 변수 많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지명되며 11월 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걸음을 내디뎠다.
'삼수' 끝에 77세의 나이로 후보에 등극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출발은 나쁘지 않다.
36년간 상원의원, 8년간 부통령 등 화려한 경력에서 나오는 안정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로 인한 경기침체 등 이례적 외부환경과 맞물려 일단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는 데 앞선 형국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국 단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7~9%포인트 가량 앞선다는 결과가 많다.
특히 대선 승부처로 꼽히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6개 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는 결과가 다수다.
큰 실수 없이 현 추세를 이어간다면 바이든이 대권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바이든 전 부통령은 판을 흔들 '큰 수'를 꾀하는 대신 트럼프 대통령 공격에 주안점을 두고 현상 유지에 신경을 쏟는 모습처럼 비친다.
그러나 이제 본격적인 선거전 시작인데다 대선까지 70일 넘게 남아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고령에다 유권자를 끌어당길 참신함 부족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74세로 같은 70대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CNN방송은 이날 정치홍보 전문가를 인용해 바이든이 50년 가까운 공직 생활로 인해 너무 오랫동안 대중에 노출돼 원로 정치인처럼 여겨진다며 유권자에게 좀 더 와닿을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충성 지지층'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린다는 지적을 받는다. 40% 전후의 골수 지지층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지지층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싫어서 지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지지자의 60%가량은 주된 지지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 반대를 위해서라는 이유를 꼽았다.
반면 트럼프 지지자의 4분의 3가량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서라고 답해 대조를 이뤘다.
민주당은 2016년 대선 때 당내 경선을 벌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이 화학적 결합에 실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샌더스 지지층의 투표 포기가 대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종종 지적됐다.
물론 이번에는 샌더스 의원이 일찌감치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고 2016년처럼 지지층 간에도 심한 충돌이 없었지만 샌더스 표심을 얼마나 흡수하느냐도 승부처일 수밖에 없다.
열성 지지층의 상대적 약세는 위기시 지지율 타격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어 경계할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전이 본격화하면 대대적인 네거티브 공세에 나설 공산이 크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들이 우크라이나 회사에 취직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과거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점잖은 바이든이 '싸움닭' 스타일의 트럼프 대통령과 TV토론에서 선방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례 TV토론을 변곡점으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반트럼프 정서에 기대 '부자 몸조심'하는 모양새라 호소력있는 청사진을 내놓으며 유권자를 사로잡는데 부족한 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55세의 초선 상원의원이자 최초의 흑인여성 부통령 후보로 이목이 쏠린 카멀라 해리스 의원이 바이든의 보완재 내지 방패막이로 얼마나 역할을 할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은 이번 선거가 트럼프와 그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것임을 알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2개월 반 이상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많다. 하지만 지금은 민주당의 몸을 낮춘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