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순익은 전분기 대비 개선…비대면·반도체 등 '선방'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박원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상반기 기업 실적이 급감했다.
그나마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선방했으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을 고려하면 하반기 실적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 상반기 기업 순이익 34%↓…2분기는 비대면·반도체 덕에 '선방'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92곳(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상반기 순이익은 25조5천42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4.1% 감소했다.
매출액은 5.8%, 영업이익은 24.2% 각각 줄었다.
외형과 수익성 모두 쪼그라든 것이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4.5%)과 순이익률(2.7%)이 1년 전보다 각각 1.1%포인트, 1.2%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기업들이 1천원어치 상품을 팔았다면 영업이익은 45원이고, 이 가운데 실제로 손에 쥔 돈은 27원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다만 2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실적 충격이 다소 완화됐다.
2분기 코스피 기업 매출액은 1분기 대비 8.9%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2%, 25.2% 늘었다.
코스닥 기업 역시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6.8%, 순이익은 22.1% 증가하며 급격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 코로나19에 따른 각국 경제 봉쇄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기업 실적이 더욱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에도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인터넷·게임 등 비대면 관련 산업과 의약품·증권 등이 실적 하락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표적 비대면 기업인 네이버·카카오 등이 속한 서비스업종의 경우 2분기 순이익이 전기 대비 120% 증가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당초 시장 예상치와 비교하면 이번 2분기 실적은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 하반기 실적 반등 가능성…코로나 재확산은 부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를 바닥으로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에는 미국이나 유럽이 코로나의 여파로 봉쇄(락다운)된 상황이었으나 7월부터는 락다운이 해제되고 있다"며 "기본적인 시나리오상으로는 실적이 2분기를 바닥으로 해서 3분기는 조금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 경제지표가 조금씩 회복 흐름을 나타내는 가운데 수출도 감소 폭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하면서 실물경기 위축 우려가 다시 대두된 점은 부담이다.
정부는 최근 서울·경기 방역 수위를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데 이어 수도권 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려 집단 모임·행사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운송·숙박·유통 등 관련 업종이 또다시 직격타를 맞음과 동시에 실적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일부 산업 내지 기업들의 '반짝' 실적에 지속성이 있다고 단적으로 신뢰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하반기에는 실적이 나아질 거란 기대도 있었으나 최근 다시 코로나 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 자체가 통제가 안 되는 상황으로 가니까 전체적으로 하반기 경제지표나 기업 실적 등이 지금 예측하는 것보다는 조금 낮아질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하반기 기업 실적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 전개 방향이라는 진단이다.
정용택 센터장은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락다운이 재개된다거나 국내 방역이 다시 (거리두기) 3단계로 강화될 경우 기업 실적은 상반기처럼 다시 고꾸라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반기 실적을 결정하는 기본적인 요소는 역시 코로나"라고 강조했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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