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보다 생명'…여성 지도자 코로나19 대응이 더 낫다

입력 2020-08-19 18:50  

'경제보다 생명'…여성 지도자 코로나19 대응이 더 낫다
194개국 분석 결과 코로나19 인명 피해 상대적으로 적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여성 지도자가 이끄는 나라가 남성 지도자를 둔 국가에 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명 피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 지도자들이 경제보다는 생명을 우선시하면서 선제적이고 단호한 대응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9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경제정책연구센터(Centre for Economic Policy Research)와 세계경제포럼(WEF)은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그동안 각국 언론들을 통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등 여성 지도자의 코로나19 대응이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이를 학술적으로 실증 분석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보고서는 전 세계 194개국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이중 여성 지도자는 19개국뿐이었다.
보고서는 국내총생산(GDP), 총인구, 인구 밀도, 노령층 비율, 보건지출 수준, 국제여행에 대한 개방성 정도, 성별 평등 정도 등의 여러 요소를 고려했다.
특히 표본이 적은 점을 감안해 영국과 독일, 아일랜드와 뉴질랜드,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등 비슷한 규모이면서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남성과 여성 지도자 국가를 비교했다.
예를 들어 여성인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만명에도 못 미치지만 남성인 보리스 존슨 총리의 영국은 4만명을 넘어섰다.
파키스탄의 사망자 규모는 6천명을 넘어 4천명에 못 미치는 방글라데시와 비교됐다.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리버풀 대학의 경제학자 수프리야 가리키파티는 "여성 지도자가 이끄는 나라는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측면에서 남성 지도자가 있는 나라보다 잘 대응했다"면서 "선제적이고 조직적인 정책 대응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의 모든 경우에 여성 지도자들은 비슷한 상황에서 남성보다 봉쇄조치를 일찍 도입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영향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것이 이들 나라에서 사망자 수를 줄이는 등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 지도자들은 생명에 관한 한 위험을 회피하는 반면, 경제 영역에서는 보다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가리키파티는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차이는 여성 지도자가 현재의 위기에 보다 유리함을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번 연구가 각국의 코로나19 결과 차이를 설명하는 데 있어 지도자의 영향에 대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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