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군 당국 "325척 중 149척이 위성장치 꺼 추적 불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갈라파고스 인근에서 대규모로 조업 중인 중국 선박의 상당수가 추적이 불가능하도록 위치 표시 장치를 끈 상태라고 에콰도르 당국이 전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해군은 갈라파고스 근처에서 조업하는 어선 325척 중 절반가량인 149척이 최근 어느 순간 위성 장비를 껐다고 밝혔다.
일부 선박은 감시를 피하기 위해 선박 이름을 변경하기도 했다고 해군 측은 덧붙였다.
오스왈도 하린 에콰도르 국방장관은 공해상에서 위치 추적 장치를 끈 것은 지역수산관리기구(RFMOs)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뉴질랜드에 본부를 둔 RFMOs는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국제기구다.
하린 장관은 "그들(어선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을 우리가 모르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콰도르 본토에서 1천㎞ 떨어진 갈라파고스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바로 바깥에 대규모 어선단이 포착된 것은 지난 달이었다. 어선 대부분은 중국 국적이라고 에콰도르 당국은 밝혔다.
'생물 다양성의 보고' 갈라파고스의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대규모 어선에 에콰도르 정부는 물론 주변국들도 경계심을 나타냈다.
EEZ를 침범하지 않는 한 공해상 조업이 불법은 아니지만, 어류는 EEZ와 공해 사이를 마음껏 오가기 때문에 어류가 공해로 넘어오길 기다려 싹쓸이할 위험이 있다.
에콰도르 당국은 군을 동원해 감시를 강화하고, 어선이 갈라파고스 해역 안으로 넘어온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국제사회의 비판이 잇따르고 미국 정부까지 나서서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자 중국 정부는 최근 9월부터 11월까지 자국 원양 어선들을 대상으로 갈라파고스 인근을 포함한 일부 해역에 오징어 금어기를 설정했다.
그러나 갈라파고스 인근 어선들은 여전히 조업을 이어가고 있고, 선박 규모도 7월 260척에서 최근 325척으로 늘어났다.
앞서 지난 2017년 중국 어선이 보호어종인 귀상어를 포함해 희귀 어류 300t을 잡아서 싣고 갈라파고스 해역을 무단 침입했다 에콰도르 당국에 적발돼 압류된 바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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