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지만 날 좋아한다…그 점은 고마워"
'딥스테이트가 정부 통제' 음모추종…최근 현실정치 넘볼만큼 세력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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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극우 음모론 집단 '큐어넌'(QAnon)에 대해 "나라를 사랑한다"며 두둔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큐어넌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들이 나를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 점은 고마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람들은 포틀랜드, 시카고를 비롯한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기 싫어한다"며 "내가 듣기론 이들은 나라를 사랑하고 그저 이런 일들을 보기 싫어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큐어넌의 주요 주장들을 잘못 묘사한 것이라고 더힐은 지적했다.
큐어넌은 SNS 공간에서 음모론을 매개로 결집한 세력이다. 이들은 민주당과 연결된 지하 엘리트 집단 '딥스테이트'가 정부를 통제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딥스테이트로부터 미국을 구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딥스테이트는 악마를 숭배하며 아동 성매매에도 가담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날 회견에서 한 기자가 큐어넌의 이런 특성을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들어본 적 없는 내용이지만, 그게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내가 각종 문제로부터 세상을 구할 수 있다면, 그럴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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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큐어넌을 공식적으로 지지하진 않았지만 비판한 적도 없다. 그는 트위터로 큐어넌 관련 계정 게시물을 수차례 공유하기까지 했다.
지난 14일에도 취재진으로부터 큐어넌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회피한 바 있다.
2017년 미국의 극우 성향 온라인 게시판 '포챈'(4chan)에서 출발한 큐어넌은 현재 회원이 수십만 명으로 추정될 정도로 세력이 급속하게 확산했다.
심지어 공화당에서도 동조자들이 나왔다고 더힐은 전했다. 최근 조지아주에서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후보가 된 마저리 테일러 그린은 공개적인 큐어넌 지지자다.
마이클 플린 전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큐어넌 회원들이 주로 올리는 것과 같은 내용 영상을 지난달 트위터에 게재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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