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진작 지지하지 않고 출마 만류했나" 딴지 걸며 바이든 흠집내기
해리스 수락연설 직후에도 "바이든에 인종차별주의자라 하지 않았나"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1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을 맹폭하자 즉각적으로 심야트윗을 날려 반격했다.
민주당 전대 방송을 지켜보면서 분을 삭이지 못하고 바로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왜 그는 그것(경선)이 모두 끝날 때까지 '졸린(sleepy) 조'를 지지하기를 거부했는가. 그리고 그때조차 매우 늦었나"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졸린 조'라고 조롱하며 활기 없고 유약한 이미지를 씌워왔다.
그러면서 "왜 그(오바마)는 그(바이든)가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려고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민주당 경선 레이스가 일단락될 때까지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8년간 함께 한 바이든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하지 않은 채 소극적 행보를 보인 점을 끄집어내 왜 이제 와서 전폭적 지지를 호소하느냐는 식의 딴지를 건 셈이다.
여기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바이든의 출마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과거 언론 보도 등을 들어 바이든 흠집 내기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그가 나의 캠프를 염탐했다. 그리고 발각됐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의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바이든 지지를 축소하려 시도했다고 꼬집었다.
퇴임 후 후임자에 대한 직격을 삼가온 오바마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미국독립혁명박물관에서 진행한 찬조연설에서 "트럼프는 그 일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다. 실패의 결과는 참혹했다",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로 취급했다"며 고강도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의 찬조연설에 이어진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의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보고도 바로 트윗을 올렸다.
그는 "그러나 그녀(해리스 의원)는 그(바이든)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르지 않았는가? 그녀는 그가 무능하다고 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해리스 의원이 지난해 6월 27일 민주당 경선 후보 1차 TV토론 당시 바이든을 향해 "당신은 그들과 버싱(busing·흑백 학생이 섞이도록 학군 사이에 버스로 실어나르던 정책) 반대에 협력했다"며 상원의원 시절 어두운 입법 관련 전력을 들춰내며 몰아붙였던 것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의원은 이날 수락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실패를 직격하며 "미국을 위해 싸우자"며 심판론과 정권교체론을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와 해리스 의원에 대한 트윗을 다 대문자로 적었다. 그는 보통 분노를 표출하거나 어떤 사안을 강조할 때 모든 글자를 대문자로 표기해왔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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