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 전대] 나지막하나 단호한 해리스 수락연설…곳곳 '칼날' 저격(종합)

입력 2020-08-20 15:41  

[미 민주 전대] 나지막하나 단호한 해리스 수락연설…곳곳 '칼날' 저격(종합)
"리더십 실패로 변곡점…인종차별주의에는 백신 없다" 호소
힐러리·펠로시 등 "최초" 여성들 연설…바이든, 연단 나와 축하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실패가 생명과 생계를 희생시켰다. 우리는 변곡점에 와 있다."
미국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19일(현지시간) 화상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로 확정된 직후 수락연설에서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단호한 어조로 '트럼프 심판'을 외쳤다.
이날 연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0) 확산에 따라 텅 빈 체육관에서 최소한의 취재진과 참모가 참석한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대선 승리의 절박함만은 남달라 보였다.
'여전사'라는 별칭의 해리스 의원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한 것은 단 한 차례였지만 잔잔한 목소리의 감성 넘치는 연설문 행간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실정과 부조리, 무원칙을 지적하는 예리한 칼날이 숨어 있었다.
첫 흑인·아시아계 여성 부통령 후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그는 자메이카와 인도 출신 부모를 가진 이민자 자손임을 당당히 내세우며, 백인 우월주의적이고 반이민 성향이라는 비판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시켰다.
그는 "우리가 어떻게 생겼고 어디에서 오고 누구를 사랑하든 모두 환영받는 미국이라는 바이든의 비전을 공유한다"며 "미국인들은 모든 인간이 연민과 존엄, 존경을 받을 무한한 가치가 있다는 기본적 믿음으로 단결돼 있다"고 호소했다.



또 "우리는 변곡점에 와 있다"고 한 뒤 "계속된 혼란은 우리를 표류하게 한다. 무능함은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게 만든다. 냉담함은 우리를 외롭게 만든다"며 "우리는 더 잘할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지금 우리는 비극을 정치적 무기로 바꾸는 대통령을 갖고 있다"고 한 뒤, "바이든은 우리의 도전을 목표로 바꾸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의원은 자신의 가족사와 어머니가 남긴 연민, 정의 등 교훈을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억제 실패와 인종차별 문제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바이러스는 눈이 없지만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보고 대하는지 정확히 안다"며 "이것만은 분명히 하자. 인종차별주의에는 백신이 없다. 우리는 그 일을 해야 한다"고 공동의 노력을 주문했다.
또 "흑인, 라티노, 원주민이 불균형하게 고통을 겪고 죽어가고 있다"고 소수인종의 피해를 부각한 뒤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체계적 인종차별주의의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죽임을 당한 흑인들을 호명하고는 "우리 모두가 자유로울 때까지 아무도 자유롭지 못하다"며 인종차별 및 외국인 혐오증과의 싸움에 합류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인도 출신 어머니가 자신을 낳은 날을 떠올리며 "그녀는 '나는 미국의 부통령 후보로 여러분들의 지명을 수락한다'는 말을 여러분들 앞에서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며 감격어린 표정을 지었다. 어머니는 2009년 암으로 세상을 떴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원하는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흑인, 백인, 라티노, 아시아계, 원주민, 우리 모두를 함께 모을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바이든 지지를 재차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진실을 말할 것"이라며 "우리가 여러분에게 요청하는 것과 똑같은 신뢰를 여러분에 대해 갖고 행동할 것"이라고도 다짐했다.
이날 전당대회는 첫 흑인여성 후보인 해리스 의원의 수락 연설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도록 세심한 준비를 한 흔적이 역력했다.
첫 여성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첫 하원 여성의장인 낸시 펠로시 의원, 최초의 히스패닉 여성 주지사인 미셸 루한 그리셤 뉴멕시코 주지사의 연설이 모두 이날로 배치됐다.
베니 톰슨 전당대회 의장이 부통령 확정을 선언하자 여동생과 조카, 딸이 화상으로 축하의 뜻을 전하며 행사 순서는 자연스럽게 수락연설로 넘어갔다.
해리스 의원의 연설이 끝난 뒤 박수를 치는 지지자들이 30개의 분할 화면을 통해 전해졌고, 곧이어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와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연단으로 나와 축하하면서 사흘째 전당대회는 막을 내렸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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