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틱톡 제재에 반발…"모든 필요한 행동 취할 것"
(베이징·상하이=연합뉴스) 김진방 차대운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상황 점검을 위한 고위급 회의 일정을 다시 잡을 계획이라는 보도에 대해 중국 상무부가 조만간 미국과 접촉이 있을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2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가오펑(高峰) 중국 상부무 대변인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미중이 지난 15일에 열릴 것으로 관측됐다가 무산된 무역 합의 이행 점검을 위한 고위급 회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 "양국은 이미 조속한 시일 내에 통화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답했다.
다만 가오 대변인은 통화 주체와 화상 여부를 포함한 통화 방식 등 더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날 문답의 맥락상 가오 대변인이 말한 '통화'란 미국과 중국의 최고위급 대표가 참여하는 무역 합의 이행 점검 회의를 말하는 것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애초 15일로 일정이 계획됐다가 연기된 고위급 회의 일정을 양국이 다시 조율하고 있다면서 아직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곧 열릴 수 있다고 전했다.
15일 화상 연결 방식으로 열릴 예정이던 회의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류허 중국 부총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양국은 지난 1월 15일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하고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는데 합의서에는 6개월마다 최고위급 회담을 열어 이행 상황을 점검하게 돼 있다.
15일로 예상된 회의가 열리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 합의 점검 회의를 연기했다며 지금은 중국과 대화하고 싶지 않다고 말함에 따라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속에서 1단계 무역 합의 유지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1단계 무역 합의는 올해 770억 달러를 포함, 중국이 내년까지 2년간 총 2천억달러어치의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미국으로부터 추가로 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신냉전 수준으로 치달은 미중 갈등의 여파로 농산물과 에너지 분야를 포함한 전체적인 중국의 미국 상품 구매는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틱톡과 화웨이를 상대로 한 미국 정부의 제재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가오 대변인은 미국이 최근 화웨이의 반도체 공급을 거의 막는 새 제재를 가한 것과 관련해 "중국은 이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모든 필요한 행동을 취함으로써 단호하게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틱톡 문제와 관련해서도 "본국 기업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리를 수호하려는 중국 정부의 결심은 굳건하다"며 "미국이 잘못된 행동을 그만두라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표면적인 강경 입장 표명과 달리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향한 미국의 제재와 관련해 실질적인 대미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다.
한편, 무역 협상 중간 점검을 명분으로 이번에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접촉이 이뤄진다고 해도 미중 관계 개선의 돌파구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많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뤼샹 연구원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중 양측 모두 협력을 확대하려는 분위기가 약하다"며 "무역은 더는 양자 관계에서 최우선 순위에 있지 않고, 무역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에서 차지하는 중요성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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