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나우 생태계 대규모 파괴…아마존 열대우림처럼 속수무책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세계적인 열대 늪지인 브라질 중서부 판타나우 지역에서 화재로 생태계가 대규모로 파괴되는 것과 관련,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판타나우가 너무 넓어 화재를 막는 게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판타나우의 면적이 15만㎢에 달한다면서 "화재가 지난해보다 증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 지역에서 불과 싸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화재에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전체 판타나우 면적은 한반도와 비슷한 약 22만㎢이며, 이 가운데 80% 정도가 브라질에 속하고 나머지는 볼리비아와 파라과이에 걸쳐 있다. 판타나우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버금가는 생태계의 보고로 꼽힌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발생한 화재는 7천3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이상 늘었으며, 이로 인해 판타나우의 10% 정도가 불 탄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판타나우의 올해 강우량이 예년의 절반에 그칠 정도로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점이 화재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판타나우에서 발생하는 화재와 연기 때문에 희귀 동물이 서식지에서 쫓겨나는 등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23일에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하는 화재를 단속하기 어렵다면서 원주민 책임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는 화재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원주민들이 불을 지르고 있으며 그것은 그들의 문화"라고 말했다. 국내외 언론이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 피해를 과장해 브라질의 대외 이미지를 해친다는 말도 했다.
INPE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아마존 열대우림의 화재는 8만9천178건이었다. 2018년의 6만8천345건보다 30%가량 늘었고, 최근 10년을 기준으로 하면 2017년(10만7천439건)과 2015년(10만6천438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화재는 1만39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8천821건보다 18% 가까이 증가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에 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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