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트럼프 코로나19 발언에 '부글부글'

입력 2020-08-21 12:07   수정 2020-08-2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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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트럼프 코로나19 발언에 '부글부글'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 중 하나로 거론돼온 뉴질랜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뉴질랜드 코로나19 재확산 거론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아무리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발언이라도 감염자가 미국에서는 4만6천500명, 뉴질랜드에서는 고작 5명이 발생한 이튿날 뉴질랜드 사례를 조롱하듯 거론하는 게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뉴질랜드의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재확산을 겨냥하고 있다며 전날 5건 발생한 지역사회 감염 사례를 '대규모 확산'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군중들에게 연설하면서 사람들이 미국과 다른 나라를 비교할 때 종종 뉴질랜드를 거론했다며 코로나19 대응 태세에 대해 운을 뗐다.
그는 특히 미국의 사망률을 보라며 "미국은 아주 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역 모범국이라는 찬사를 받아온 뉴질랜드에 대해 "뉴질랜드는 끝났다. 모든 게 끝났다. 어제 거기에는 대규모 확산이 있었다"고 조롱하듯 깎아내렸다.
이에 대해 뉴질랜드 언론들은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미국은 17만5천여 명에 육박하는 데 반해 뉴질랜드는 22명, 새로운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뉴질랜드에서 5건 나온 날 미국은 4만6천500명을 기록했다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신문은 트럼프의 뉴질랜드 꼬집기 발언은 이번 주 들어 벌써 세 번째라며 모두 자신이 코로나19 대유행에 잘 대처하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주로 뉴질랜드의 성공 사례를 예로 들며 자신이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공격하고 있다고 말해 뉴질랜드에 대해 갖게 된 자신의 과민 반응을 굳이 숨기려 하지도 않았다.
그는 최근 미네소타주 만카토에서도 "뉴질랜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며 뉴질랜드 지역사회 감염 재확산을 크게 부각하려고 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코로나19를 물리쳤다고 크게 보도됐지만, 문제는 뉴질랜드에서 다시 크게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아주 끔찍한 일이다. 우리는 그런 걸 원치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질랜드 헐뜯기가 계속되자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코로나 관련 기자회견 도중 뉴질랜드 사례를 '대규모 확산'이라고 꼬집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뉴질랜드는 코로나19 감염률이 낮은 많지 않은 나라들 가운데 하나로 사망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한 가지 예를 들면 감염 사례가 미국이 100만명당 1만6천563건인데 반해 뉴질랜드는 269건"이라며 이는 뉴질랜드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 고프 오클랜드 시장도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뉴질랜드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어리둥절하고 있다며 뉴질랜드인들의 실망을 대신 전했다.
뉴질랜드에서는 100여일 만에 오클랜드에서 4명의 확진자가 나온 지난 11일 이후 총 89건의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ko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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