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24분 연설 '빛' 11회·'희망' 10회 언급…'공포'는 5회"
"대통령 연설 같았다" "지금까지 연설 중 최고" 칭찬도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일생일대의 연설인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빛과 희망을 강조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연설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가운데, 대선 후보라기보다는 대통령 같은 면모를 풍겼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다만, 대체로 정책보다는 빛과 어둠, 선과 악 등의 이미지를 자신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빗대 대조하면서 어려운 시대에 승리를 강조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CNN방송은 바이든이 처음 무대 위 그늘에 있다가 빛이 있는 쪽으로 걸어 나왔다면서 이는 그의 연설과 일치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연설을 끝맺으면서 "미국 (역사)의 어두운 장의 끝은 오늘 밤 여기에서 시작됐다. 사랑과 빛이 국가의 영혼을 위한 싸움에 동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날 24분간의 연설에서 '빛'을 11차례, '희망'을 10차례 언급했다고 CNN방송은 집계했다. '공포'는 5차례만 언급했다.
글로리아 보르저 정치평론가는 CNN방송에 "조 바이든이 지금까지 했던 연설 중 최고"라면서 "전당대회 연설이 아니라 대통령 연설 같았다"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은 연설에 합리적으로 보이는 정책 처방을 길게 포함했지만, 성격과 품위, 열정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했다"면서 "전당대회 연설보다는 취임연설 초안 같았다"고 평가했다.
연설 내용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평이 이어졌다.
2004년 민주당 존 케리 후보 대선 캠페인을 이끈 로버트 슈럼은 "연설을 진행한 텅 빈 호텔 무도회장은 바이든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면서 "훨씬 대통령 같았다"고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칼 로브는 폭스뉴스에 "아주 좋은 연설"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바이든은 나라를 하나로 통합할 사람으로 스스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구축하려 했던 '슬리피 조'(Sleepy Joe)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한편에서는 바이든이 정책을 강조하기보다는 빛과 어둠, 선과 악 등을 대조하면서 광범위한 미국의 이상에 호소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연설은 빛과 어둠, 선과 악, 과학과 품위, 민주주의에 입각한 투표 등을 대조하면서 어려운 시대 승리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등 핵심적인 정책 제안도 했지만, 반복해서 광범위한 미국의 이상에 호소했다"고 평가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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