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아프리카 이주민 위기 심화…"주민 인내심 한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아프리카와 가까운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의 이주민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ANSA·dpa 통신 등에 따르면 20일 밤 아프리카 대륙을 떠난 이주민 276명이 7척의 보트에 나눠타고 람페두사섬에 도착했다.
아프리카 이주민 200여명을 태운 보트 6척이 상륙한 지 채 몇 시간도 안 된 시점이다.
지중해를 넘은 이들 상당수는 튀니지와 리비아 출신이고 일부는 사하라 이남 국가 출신이라고 한다.
이로써 현재 람페두사섬에 수용된 이주민 수는 1천400여명으로 늘었다.
람페두사섬은 서울 여의도의 6배가 조금 넘는 크기(20.2㎢)에 5천여명의 주민이 거주한다. 현지 전체 주민의 25%에 달하는 이주민이 섬에 들어와 생활하는 셈이다.
임시로 지은 이주민 수용시설 정원(최대 95명)을 초과한 지는 한참 됐다.
다른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일부 이주민들이 수용시설을 무단 이탈하는 사례도 잇따라 방역 당국의 고심이 깊다.
20일에도 40여명의 튀니지 출신 이주민들이 시설을 벗어나 현지 주민이 항의 시위를 했다.
람페두사섬 행정 책임자인 토로 마르텔로는 주세페 콘테 총리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주민들의 인내심이 얼마나 지속할 것으로 보는가"라며 "현 상황에서는 중앙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이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주민과 난민을 받아들이는데 반대하는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도 정부가 불법 유입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면서, 정부를 형사 고발하기 위한 법적 검토중이라고 거들었다.
내무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8일까지 이탈리아에 발을 디딘 이주민 수는 1만6천451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4천363명)보다 2.8배 늘었다. 이들 대다수는 튀니지에서 넘어오는 사람들로 알려졌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