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봉쇄 여파로 안팔려 창고에 쌓여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세계 최고의 이탈리아 와인이 손 세정제로?'
예전 같으면 상상조차 쉽지 않은 이러한 일이 올해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계 최고 품질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와인 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판매 위기를 맞았다.
지난 3월부터 두 달 간 이탈리아 정부의 봉쇄 조처로 음식점·술집 등이 모두 문을 닫으면서다.
봉쇄는 5월 중순 해제됐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의 판매량에는 못 미친다.
봉쇄 기간 와인 판매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는 통계도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는 터라 수출도 예전 같지 않다.
와인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올해 현재까지 수출이 약 4% 줄어 최근 30년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벌써 포도 수확 철에 접어든 가운데 여전히 창고에 쌓여있는 재고다.
새 와인을 생산해 저장하려면 그만큼의 공간이 필요하다.
결국 와인 제조자로서는 눈물을 머금고 고품질 와인을 떨이로 처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한 손 세정제가 재고 처리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와인 100L당 고순도 알코올 10L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6월 와인 재고 처리와 손 세정제의 원활한 수급을 돕고자 이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재고 와인 7천만병을 알코올 함량 92%의 손 세정제 제조에 활용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행정명령을 도입했다.
이탈리아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 와인 생산국이다. 와인 제조에 활용되는 포도 품종만 567종으로 프랑스(278종)의 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한 해 수출액만 64억유로(약 8조9천762억원)에 달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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