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 최대 40% 재택·분산근무…'거리두기 3단계' 격상시 더 확대
대면회의 금지·유니폼 자제…마스크 착용 등 고객 협조도 필수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은행권에서도 다시 긴장하며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다.
시중은행은 본점 직원의 최대 40%에게 재택 또는 분산 근무를 하도록 했으며, 각종 행사와 대면회의를 금지했다. 영업점은 방역을 강화하는 한편 방문고객에게는 마스크 착용과 체온 확인을 요청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직원들의 유니폼 착용을 자제시키기도 했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재택·분산근무 인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인 방역수위가 3단계로 격상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1일 내부 긴급회의를 했다.
각 은행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행장이 지휘하는 비상대책위원회 또는 종합상황반을 설치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주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주부터 대응을 강화했다.
거의 모든 영업점에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방역을 하고 있다. 자동입출금기(ATM) 화면조작부나 인터폰 등 고객 손이 많이 닿는 부분은 집중적으로 수시 소독한다.
또 본점 대면회의를 자제 또는 금지하고 워크숍이나 고객행사 등 단체행사를 취소하는 한편, 직원들에게 업무시간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분산근무나 재택근무도 다시 확대하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지난 19일부터 2주간 부서별로 재택·분산근무를 확대하고 그 비율을 40% 이상 유지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그 비율을 3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재택근무는 부서장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행하도록 하던 것에서 강화했다.
KB국민은행은 본부 직원의 15%는 재택근무, 20%는 분산근무하도록 했다. 콜센터는 서울 4곳, 대전 4곳 등 총 8곳에서 분산근무 중이다.
지난 21일에는 전 직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퇴근 후나 주말에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19일 '방역 가이드 운영기준'을 2단계로 올린 신한은행은 현재 본부 직원의 15%를 이원화·재택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운영기준을 3단계로 상향할 경우 그 비율은 30%로 늘어날 전망이다. 3단계에서는 회의, 교육, 워크숍, 국내출장, 야유회 등 본점 차원의 모든 대면 활동이 금지된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도 현재 각각 본점 직원의 20%는 분산근무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 계속돼 정부가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할 경우 각 은행은 재택·분산근무 비율을 더 높일 방침이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직원들에게 유니폼 착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탈의실을 함께 쓰면서 혹시라도 직원들 간에 감염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사무실 인테리어나 가구 배치 등 공사와 관련해서도 2주간은 본점 출입을 자제하도록 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직원들에게 매일 건강 상태를 확인해 그 결과를 전산에 등록하도록 했다.
다만 이 같은 방역 강화 조치가 일선 영업점에서까지 효과를 보려면 고객들의 협조가 필수다. 일부 영업점에서는 여전히 발열 확인이나 마스크 착용 등을 요청하는 직원들에게 항의하는 고객들이 있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마스크 미착용자는 출입을 통제한다는 게 은행의 지침이지만, 현실에서 이를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한다.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상담 과정에서 마스크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지금도 확진자가 다녀간 지점에서는 영업점 임시 폐쇄 및 대체영업점 운영 등이 반복되며 다른 고객들 역시 불편을 겪고 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고삐를 죄고 있다. 그간 재택근무를 부서장 판단에 따라 실시하다가 지난 18일부터는 모든 부서가 재택근무를 우선으로 하도록 했다.
한은망 운영이나 국고, 증권 등 외부와 연관된 부서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갔으며, 전산 담당 부서는 현재 한은이 임시 본부로 쓰고 있는 서울 삼성 본관뿐만 아니라 소공동 별관, 강남 본부 등 3곳에서 분산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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