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퇴임 토니 홀 "공영방송 도처에서 위협받아…문화의 주요 일부"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영국의 공영방송 BBC를 이끌어온 토니 홀(69) 사장이 가짜뉴스의 시대에 공영방송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현재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BC 사장에서 곧 퇴임하는 토니 홀은 24일(현지시간) 에든버러 TV 축제 온라인 연설에서 "공영방송들은 세계 도처에서 위협받고 있다"면서 "공영방송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홀 사장은 "공영방송은 국가의 문화의 매우 중요한 일부"라면서 "영국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가진 것을 부러워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가짜뉴스 등 왜곡된 정보가 판치는 시대에 BBC의 뉴스 공급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가짜뉴스와 소셜미디어의 힘은 분열을 먹고 자라며 극단적 대립을 추동한다"면서 "(BBC는) 국가 통합이라는 임무의 한복판에 있다"고 말했다.
홀 사장이 BBC의 공영성과 공영방송의 가치를 역설한 것은 보수당 정부와 BBC의 갈등이 그 배경에 있다.
보수당은 작년 12월 총선 승리 이후 시청료(TV 라이선스)를 내지 않더라도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보수당은 총선 캠페인 기간에 BBC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반대하는 편향성을 갖고 있다며 라디오 출연을 거부하는 등의 조처를 한 바 있다.
영국 언론계와 정가에서는 보수당 정부의 'TV 라이선스' 제도 개편 추진이 'BBC 손보기'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한편, 홀 사장은 앞으로 BBC의 인력구조를 소수인종과 사회적 약자들을 더 포용하는 방식으로 개편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무엇이 중요한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 다른 배경에서 온 사람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끌어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BBC 기자와 뉴스프로듀서 출신으로 2013년부터 BBC 사장을 맡아온 홀은 지난 1월 BBC의 미래와 재원 마련과 관련한 정부와의 논의에 앞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사임 의사를 발표했다.
홀의 뒤를 이어서는 BBC 스튜디오의 최고경영자(CEO)인 팀 데이비가 BBC 사장을 맡는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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