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줄였지만 오프라인 형식 유지…대의원 싹쓸이로 트럼프 힘싣기
'사회적 거리두기' 민주당과 대조…트럼프, 대의원과 스킨십하며 차별화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11월 대선 후보로 지명하기 위해 개최한 전당대회는 여러모로 색다른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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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행사 규모가 매우 축소되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례를 깨고 후보 지명절차가 진행중인 전대 장소를 방문해 연설하는 등 과거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 연출됐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공화당은 정상적 상황이라면 2천500명이 넘었을 참석 대의원 수를 최소화해 50개 주와 미국령 등에서 6명씩 모두 336명의 대의원을 참석 대상으로 정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된 전대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부통령 후보로 만장일치로 재지명하는 과정을 거친 후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지명 절차로 들어갔다.
후보 지명은 각 주 대의원이 주별 경선 결과를 공개투표, 즉 '롤 콜'(Roll Call·호명)' 방식으로 전하면 이를 집계하는 절차로 진행됐다.
공화당 경선에는 약체 후보 2명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터라 집계 결과는 대의원 '2천550표 대 0표'의 싹쓸이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결과인 셈이다.
이에 따라 롤 콜은 긴장이 흐르기보다 박수와 환호가 넘치며 트럼프 대통령을 축하하는 분위기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전대장을 찾아 연설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과거 전대는 주인공인 대통령·부통령 후보가 공개석상 노출을 최소화하고 수락연설 때 집중적인 조명을 받도록 하는 방식이었지만 두 사람은 이런 관례를 깨고 첫날부터 파격 행보를 보인 것이었다.
이는 여론조사에서 뒤지는 후발 주자로서 선거전에 공격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자 민주당과 차별화하겠다는 강한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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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날 행사는 지난주 전당대회를 치른 민주당과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이는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론을 부각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반면 공화당은 경제 정상화에 방점을 두는 등 시각차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당초 이날 행사가 열린 노스캐롤라이나나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대규모 전대를 추진하다 취소했지만 오프라인 행사를 완전히 취소하진 않았다.
민주당이 대의원이 한곳에 모일 기회를 차단하며 롤 콜 자체도 주별로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통해 공개하는 방식이었던 반면 공화당은 규모를 300여명으로 줄여 오프라인 전대의 모양새를 갖추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바이든 후보는 수락 연설도 전대 근거지인 위스콘신주가 아닌 델라웨어주 자택 인근 체육관에서 화상을 통해 원격으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대장을 직접 찾아 대의원과 소통하는 방식을 택했다.
화상 방식이던 민주당과 달리 대의원들이 현장에서 보내는 환호와 "4년 더" 같은 구호 등이 그대로 전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8일 백악관 후보 수락연설 때도 청중을 동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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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화당 역시 참석 대의원에게 미리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건강 설문지를 작성토록 하는가 하면, 현장에서도 코로나19 검사, 참석자 간 6피트(1.8m) 간격 유지, 마스크 착용 등을 주문했다.
공화당은 이날 행사 후 5일, 14일, 21일이 되는 시점에도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지만, 정작 행사장에선 마스크 착용 규정을 지키지 않은 참석자가 많았다고 AP는 꼬집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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