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의 안돼…코로나19에 전성기 맞은 뒤 보안문제 등 논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면서 회사와 학교의 '필수프로그램'이 된 화상회의플랫폼 줌(Zoom)이 24일(현지시간) 수 시간 먹통 되면서 미국 전역에서 큰 혼란이 일었다.
줌은 이날 오전 5시 51분(미국 서부 태평양표준시 기준)에 "화상회의와 웹세미나(웨비나) 개최·참여가 불가능하고 웹사이트 로그인이 안 된다는 신고가 있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안내했다.
이후 줌은 4시간여가 지난 오전 10시 10분께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에릭 위안 줌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로 "미국에서 줌 서비스가 중단돼 많은 고객이 영향을 받았다"면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각종 온라인서비스 관련 불편신고 현황을 알려주는 웹사이트 '다운딕테터'를 인용해 이날 오전에만 뉴욕과 워싱턴, 애틀랜타,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1만7천여명이 줌에 문제가 있다고 신고했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미국 동부지역 이용자들이 가장 타격받았지만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장애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하필 미국 학교들의 온라인개학일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시 공립학교들이 온라인으로 개학했다. 그런데 줌이 문제를 일으키면서 시 교육당국은 급히 구글의 '미트'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안내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LAUSD)와 산타아나 통합교육구(SAUSD) 등 서부지역의 학교들도 개학했으나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 수업이 시작하기 전 줌 접속 문제가 해결돼 큰 혼란은 없었다. 다만 수업을 일찍 시작하는 고등학생들과 애플리케이션(앱)이 아닌 웹으로 줌에 접속하려 한 학생들은 불편을 겪었다.
플로리다주에 사는 재클린 도너번은 AP통신에 "12살 딸과 14살 아들이 줌 온라인클래스에 접속하지 못해 어쩔 줄 몰라 했다"라면서 "끔찍한 날"이라고 말했다.
브로워드대 교수인 도너번은 이날 줌으로 학기 첫 수업을 하려 했으나 결국 취소했다.
학교만 피해를 본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줌을 활용해 공판을 열어온 미시간주 대법원은 이날 트위터로 "줌이 중단돼 법원이 화상회의를 시작하거나 참여할 수 없어 온라인재판 진행에도 차질이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1년 출시된 줌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전에는 일일 이용자가 1천만명 정도였으나 각국서 봉쇄조처가 시행된 4월엔 하루 3억명이 이용하기도 했다. 줌 주가는 작년 기업공개 이후 8배, 올해 들어서만 4배 뛰었다.
줌은 올해 초 '제3자 회의 참여' 등 보안문제를 겪었다.
또 6월에는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추모하는 행사를 연 중국 반체제 인사 계정을 폐쇄해 논란을 일으켰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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