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시 경제특구 기념행사서 회동 전망…지난해 말 이후 9개월만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을 만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두 지도자가 회동하는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며, 지난달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후 처음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람 장관을 비롯한 홍콩 사절단이 다음달 초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시의 경제특구 지정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25일 보도했다.
선전시는 중국 '개혁·개방 1번지'이자 '첨단기술의 허브'로, 다음달 7일께 시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특구 40주년 기념식을 열 예정이다.
SCMP는 람 장관 등이 이 행사에서 시 주석과 회동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회동이 성사된다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16일 연례 업무보고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람 장관을 만나 '재신임'을 확인하면서 외세 개입을 차단하고 시위 사태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당시는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친중파 진영이 참패한 직후였으며, 민주화 시위가 7개월째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일부에서는 중국 지도부가 친중파 진영의 선거 참패와 홍콩 시위 장기화에 대한 책임을 물어 행정장관을 교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시 주석은 이를 일축하고 람 장관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시 주석과 람 장관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이는 중국 지도부가 홍콩 정부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홍콩은 민주화 진영의 반중 시위와 홍콩보안법 시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여전히 혼란에 휩싸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람 장관과의 만남을 중국 정부의 홍콩 지도부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줄 기회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 주석은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 홍콩과 선전시의 더욱 긴밀한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SCMP는 전했다.
앞서 중국은 홍콩, 마카오와 선전을 비롯한 광둥성 8개 시를 한 데 묶어 2035년까지 경제·기술 특구로 집중 육성할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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