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국장 "코로나 백신개발 방해 비밀세력 없다"…트럼프에 반박

입력 2020-08-25 16:04  

FDA국장 "코로나 백신개발 방해 비밀세력 없다"…트럼프에 반박
"혈장치료 승인 정치적 압력 없어…백신 관련해서도 마찬가지"
'혈장치료가 사망률 35% 낮춘다' 발언 비판은 수용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 스티븐 한 국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방해하는 비밀세력이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혹제기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 국장은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FDA 내 딥스테이트(deep state)라고 여길 어떤 것도 본 적 없다"면서 "FDA 직원들은 공익에만 집중해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딥스테이트는 제도 밖에서 암약하는 권력 집단을 말한다.
각종 음모론을 제기해온 극우 성향 누리꾼 '큐어넌'(QAnon)이 딥스테이트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큐어넌은 미국 정부 내 딥스테이트가 민주당과 연결돼있고 이들이 악마를 숭배한다는 황당한 음모론을 펼치기도 한다.
FDA 내 딥스테이트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방해한다는 음모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에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FDA 내 딥스테이트가 제약사들이 백신과 치료제 시험대상자를 확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FDA가 자신의 재선을 방해하려고 백신 시험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취지였다.
한 국장은 이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며 FDA가 내리는 결정을 두고 대통령과 계속 의견을 나눠왔다"면서 "이런 (대통령과의) 관계가 편안하며, 계속 편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적 압력 때문에 최근 코로나19 혈장치료를 긴급승인한 것이 아니라면서 백신과 관련해서도 정치적 압력에 영향받지 않고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 국장은 혈장치료 긴급승인 발표 기자회견서 '혈장치료 시 코로나19 환자 100명 가운데 35명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수용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혈장치료 이점에 관한 나의 발언에 대한 비판은 모두 타당하다"면서 "혈장치료가 (사망) 위험을 절대적으로 감소시킨다고 하는 대신 '자료에 따르면 위험을 상대적으로 줄여 준다'고 말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혈장치료가 코로나19 사망률을 35% 낮춘다는 취지의 한 국장 발언에 많은 전문가들이 통계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을 제기한 데 따른 해명이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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