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사업이지만 고가의 재료비, 정부 품질 승인 지연은 걸림돌"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케냐의 혁신기업들이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개인 방역 물품뿐 아니라 의료장비 부품 등을 생산해 주목받고 있다.
케냐 서부 키수무(Kisumu) 지역에 있는 레이크허브(LakeHub) 기술 인큐베이션 센터에는 13대의 3D 프린터가 노트북 PC의 명령으로 각종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현지 일간 데일리 네이션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업장 한구석에는 페이스 쉴드, 이어 세이버(마스크 귀보호대), 비접촉 문고리, 그리고 각종 의료장비 부품들이 쌓여 있다.
인근 종합병원에 배달을 막 다녀온 데이지 아치엥은 지난주에만 3D 프린터로 생산한 3천개 이상의 의료장비 부품을 배달했다고 밝혔다.
의료공학 엔지니어인 데이비드 오진가(27)는 자신이 일하는 스타트업 기업이 코로나 19사태가 터지고나서 지난 5개월간 페이스 쉴드 1만개와 이어 세이버 5천개를 생산했다고 전했다.
오진가는 또 3D 기술을 이용해 고객 맞춤형 신장투석기 부품, 현미경 손잡이, 자동차 클러치, 인큐베이터 걸쇠 등을 생산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3D 프린터는 병원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양질의 제품을 다량으로 신속히 만들어내는 일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수입품은 가격이 비싸고 도착 시일이 오래 걸리는 데 반해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급히 필요한 의료장비 부품을 현지에서 즉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 나이로비에서 3D 프린팅 업체 주식회사 울트라 레드 테크놀로지를 운영하는 메훌 샤 대표는 현재 페이스 쉴드와 이어 세이버를 생산하지만, 코로나 19 이전에는 소형 비행기 후미 부품 등 산업용 기기에 쓰이는 물품 위주로 제품을 생산했다.
지방 도시 엘도렛의 성(聖) 누가 외상후스트레스·정형외과 병원에서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의수(義手)를 제작하는 가운데 이들 제품을 시중의 10분의 1 수준인 2만 실링(약 22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제작된 의수는 물건을 집거나 움켜잡고 요리를 할 수 있으며 최대 2kg의 물건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고 병원장인 키보르 렐레이 박사는 전했다.
이처럼 케냐에서 3D 프린팅 기술은 응용 분야가 늘어나며 유망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필라멘트'로 불리는 프린팅 재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재료비가 비싸다는 맹점이 있다.
케냐 시장에서 많이 요구되는 3D 프린팅 제품에 대한 케냐 표준청의 까다로운 품질 승인 문턱은 또 다른 장애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업인들은 "3D 프린팅 산업은 정부의 돌봄이 필요하다. 현재 3개월 걸리는 제품사용 승인 기간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irtech-ken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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