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들앞 흑인피격에 "정의" 외친 바이든…트럼프는 "법과 질서"

입력 2020-08-27 08:33   수정 2020-08-27 09:43

세아들앞 흑인피격에 "정의" 외친 바이든…트럼프는 "법과 질서"
피해자 가족과 대화 "정의 이뤄야, 폭력사태엔 반대"…'강경대응' 트럼프와 대비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어린 세 아들 앞에서 경찰의 과잉총격으로 중태에 빠진 사건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현지시간) 대조적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 이후 벌어진 시위가 폭력 양상으로 흐르는 것을 지적하며 '법과 질서'를 내세워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힌 반면 바이든 후보는 피격 사건을 겨냥, 정의 실현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이날 피해자 가족과 대화하고 정의 실현을 약속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과격 시위를 향해선 "공동체를 불태우는 것은 항의가 아니다"라며 폭력 중단을 촉구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위터 계정에 올린 동영상 성명에서 제이컵의 부모와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눴다면서 "나는 그들에게 정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블레이크가 총격을 당하는 영상을 봤다면서 "우리의 마음은 그의 가족, 특히 그의 아이들과 함께한다. 그들이 본 것은 끔찍하다"고 위로했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는 시위가 폭력 양상으로 흐르는 것에는 단호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잔혹 행위에 항의하는 것은 옳고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공동체를 불태우는 것은 항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그것은 불필요한 폭력"이라며 이는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사업체를 파괴하고 폐쇄하는 폭력이라고 지적하면서 "그건 틀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레이크의 어머니가 폭력 시위는 블레이크나 가족의 뜻을 반영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피해자 가족과 연락해 정의 실현을 약속하면서도 폭력 시위에는 중단을 호소한 바이든 후보의 행보는 이번 사건 자체보다는 시위 양상에 주목, '법과 질서'를 강조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크게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으로 "우리는 미국 거리에서 약탈과 폭력, 그리고 무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나는 법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연방 법 집행관들과 주 방위군을 위스콘신 커노샤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희생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시위가 격화된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대해 "포틀랜드도 이같이 똑같이 해야한다"고 말했다.
블레이크 피격에 관해선 그는 아직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법과 질서의 수호자라고 강조하면서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이 폭력 시위를 무시한다고 비난해왔고, 민주당이 이끄는 도시들은 거리에서 범죄 활동을 허용, 방관한다고 공세를 펴 왔다.
블레이크는 23일 경찰 총격을 받고 쓰러졌다. 그가 경찰관들과 말다툼을 하는 듯한 행동 이후 주차돼 있던 자신의 자동차로 걸어가 문을 여는 순간 등 뒤에서 총격을 받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비난이 확산했다.
당시 차 안에 그의 3살, 5살, 8살 아들이 타고 있었던 사실이 알려져 여론이 더 나빠졌고, 격렬 시위가 이어지면서 경찰과 충돌하는 등 사태가 악화하는 상태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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