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두달여 앞두고 두문불출 온라인 선거운동 고수
'적진' 파고드는 트럼프와 대비…'선거전략 바꿔야 하나' 고민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지난 18일 전당대회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한 미국 민주당이 큰 고민에 빠졌다.
대선까지 두달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며 두문불출해온 바이든 후보의 그간 선거전략을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이제라도 오프라인 선거운동을 개시하고 유권자들과 접촉해야 하는지를 놓고서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자 외부행사를 최대한 자제하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에만 머물면서 온라인 선거운동에 집중해왔다.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도 전일 온라인으로 치러졌으며, 바이든 후보의 20일 대선후보 지명 수락연설 역시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사실상 '무관중' 상태로 진행됐다.
이는 미국의 심각한 코로나19 확산세를 애써 외면하는 듯 행동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 시켜 바이든 후보가 코로나19 통제에 관련해 훨씬 준비돼 있다는 점을 내비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양당 대선후보가 공식 선출되고 11월 대선 전까지 숨 가쁜 레이스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연 이런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 민주당이 고심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전했다.
한 민주당 전략가는 더힐에 "'오바마도 비행기를 탔는데 바이든은 왜 안 되느냐'고 사람들이 생각할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응에서 전문가들 말을 믿고 공화당과 차별화하는 것도 좋지만 아무도 집에만 박혀있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바이든 후보 지지 연설자로 나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설 장소를 미국 민주주의 발상지인 필라델피아 독립혁명박물관으로 택해 이곳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 것을 가리킨다.
민주당 전략가 크리스티 세처도 대선까지 두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든 후보가 몸을 움직여야 한다면서 "실제 유권자들을 만나 그들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뿐 아니라 지역 언론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보란 듯이 오프라인 선거운동에 더욱 열을 올리면서 민주당의 초조함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여는 동안 민주당 전당대회 장소인 위스콘신주와 미네소타주, 또 바이든 후보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를 직접 찾아 군중 앞에서 선거 유세를 펼쳤다. 이들 주 모두 이번 대선의 치열한 경합주로 여겨지는 곳이다.
트럼프 캠프는 위스콘신주 곳곳에 '조는 어디 있나'라는 옥외 광고판을 내걸었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바이든과 민주당은 전당대회 장소인 밀워키를 전혀 방문하지 않아 위대한 위스콘신주를 매우 경시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는 당분간 이러한 두문불출 전략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후보 지명 수락 직후 이뤄진 ABC 방송 인터뷰에서 "집에 있으면서 대선 레이스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이길 것"이라고 답했다.
많은 민주당원도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이미 앞서는 상황에서 굳이 선거 전략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고 더힐은 전했다.
민주당 전략가 조엘 페인은 그러나 "대선 레이스가 치열해지고 유권자들도 양당 후보를 직접 만나보길 원한다면 민주당 전략도 변화할 것"이라며 "바이든 후보 캠프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고 모든 시나리오를 놓고 계획을 짜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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