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학교 교과서는 '3권분립' 삭제…당국 "가이드라인 발표할 것"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으로 홍콩에 있는 국제학교들이 수업 내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당국 역시 조만간 홍콩보안법에 따른 교습법과 교과과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국제학교에 안내할 전망이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내 최대 규모 국제학교 재단인 '잉글리시 스쿨 파운데이션'(ESF)은 홍콩보안법 제정 후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중고등부 교과과정을 점검 중이다.
벨린다 그리어 ESF 이사장은 SCMP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수업 중 홍콩보안법을 다룰 경우 '중립'이 원칙이지만, 학생들이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SF는 홍콩에서 유치원부터 중고등학교까지 22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75개국에서 온 1만7천770여명의 학생이 이 재단 소속 학교를 다니고 있다.
홍콩보안법으로 학문의 자유와 토론의 자유가 침해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리어 이사장은 "현재까지는 수업내용에 변화는 없다"면서도 "우리는 새로 제정된 법을 살펴보고 있고 교사와 학생에게 안전한 수업환경을 제공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학교에 다니는,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16세 학생은 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등이 역사수업 등에서 나오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내용을 학교에서 다루기 힘들어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최근 홍콩 공립학교의 교과서에서는 '3권분립'이라는 표현과 시위에 관련된 내용 등이 삭제됐다.
지난 19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홍콩의 여러 출판사가 교육국의 지침에 따라 고등학생의 토론식 교양 과목인 '통식'(通識) 교과서에 있는 "편파적인" 내용을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정치 체제를 '삼권분립'으로 기술한 내용은 삭제됐고, 시위대가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삽화 등도 빠졌다.
홍콩 대부분의 학교가 사용하는 6개 출판사의 교과서 8종에 대해 수정이 이뤄졌다.
홍콩 교육당국 대변인은 국제학교도 홍콩보안법의 영향을 받느냐는 질의에는 답하지 않았으나, 조만간 홍콩보안법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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