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박테리아 등 86종 최대 30분 안에 한꺼번에 검출"
"독감·코로나바이러스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 2종도 개발 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공기 중에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등을 한꺼번에 찾아낼 수 있는 특수기기를 개발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스크바 인근 크라스노고르스크에 있는 '제베레프 광학기기 공장'(KMZ)이 연방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와 공동으로 공기 중의 바이러스, 박테리아, 독소 등을 검출할 수 있는 기기를 발명했다.
가말레야 센터는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국가 승인을 받은 연구소다.
KMZ는 가말레야 센터와 개발한 이 기기를 국방부 주관으로 열리고 있는 연례 무기·군사장비 전시회인 '군-2020'(Army-2020) 포럼에 출품했다.
알렉산드르 노비코프 KMZ 대표는 '검출기-BIO'로 명명된 이 기기가 지난 6월 국가시험을 통과했고 현재 품질증명서(certificate) 수령 절차를 밟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직 주문을 받을 단계는 아니지만, 충분히 준비가 돼 있는 만큼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면서 외국에는 비슷한 제품이 없다고 강조했다.
개발자 측에 따르면 검출기-BIO는 자동 시스템으로 공기 중에 있는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성 병원체, 독소 등 86종을 동시에 검출할 수 있으며, 분석에는 10~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개발자 측은 민간 수요뿐 아니라 생물학무기 안보 분야에서도 수요가 예상된다면서 대중행사 때나 지하철·공항·철도역 등의 다중밀집 지역에 설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또 코로나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를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모로딘체프 독감 연구소'는 이날 내년 초에 자체 개발 백신의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라면서, 이 백신이 코로나바이러스와 독감에 대해 모두 면역력을 생기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소 측은 "현재 이 백신이 1차 동물시험 단계에 있다면서 내년 초에 임상시험에 들어가고 내년 말까지 임상시험을 마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 백신은 인체 세포에 침투하는 운반체(벡토르)로 독감 바이러스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독감과 코로나바이러스 모두에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역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알마조프 국립의학연구센터'의 예브게니 슐랴흐토 소장도 전날 "독감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동시에 생기게 하는 요소들을 포함한 복합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백신이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향후 동물시험과 임상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지난 11일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스푸트니크 V)을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하고 조만간 일반인을 상대로 한 접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3단계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고 2단계 임상시험 뒤 곧바로 승인을 받은 이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러시아 안팎에서 거세게 일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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