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부통령 "상황 매우 복잡해져…협상 좌초 위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체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아미우톤 모우랑 브라질 부통령은 전날 브라질 무역단체 관계자들과 화상 대화를 통해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모우랑 부통령은 아르헨티나 채무 위기 등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이 현재 매우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는 데다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둘러싼 브라질과 유럽 국가 간의 마찰 때문에 FTA 체결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우랑 부통령은 "EU와 메르코수르가 지난해 합의한 대로 FTA 체결을 위해 많은 노력해 왔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FTA가 좌초될 위기에 빠졌다고 덧붙였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해 6월 말 벨기에 브뤼셀 각료회의에서 FTA 체결에 합의했다.
EU는 FTA 체결 조건으로 브라질이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 협약은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무단 벌채를 완전히 종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 협약 탈퇴를 시사하는가 하면,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EU의 반발을 샀다.
유럽 국가들은 그동안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EU-메르코수르 FTA와 브라질에 대한 투자에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환경 문제를 들어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일 베를린에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만나고 나서 하루 뒤 아마존 열대우림 무단 벌채와 화재 증가를 들어 EU-메르코수르 FTA의 미래에 관해 '진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브라질 외교부는 "FTA 체결이 무역과 투자에서 많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 메커니즘을 만들어내는 등 두 블록에 상호 이익이 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환경 문제를 이유로 FTA 체결을 막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9천205㎢에 달했다. 축구 경기장 119만5천454개 넓이에 해당한다.
INPE는 또 지난 한해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8만9천178건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최근 10년을 보면 2017년(10만7천439건)과 2015년(10만6천438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화재는 1만39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8천821건보다 18%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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