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르완다 정부 '인권탄압' 비판해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1994년 아프리카 르완다 대학살을 다룬 영화 '호텔 르완다'의 실제 주인공인 폴 루세사바기나가 테러 혐의로 체포됐다고 dpa통신 등이 31일(현지시간) 르완다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르완다수사국(RIB)은 이날 루세사바기나가 국제영장에 의해 해외 모처에서 체포돼 르완다로 압송돼 '테러, 방화, 납치, 살인' 등의 중범죄로 기소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66세인 루세사바기나는 이날 수갑이 채워지고 마스크를 쓴 채 경찰 두 명에 의해 끌려와 RIB 본부의 미디어 앞에 섰으며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2004년작 영화 '호텔 르완다'에서 배우 돈 체들레가 분한 호텔 지배인이었다. 1994년 르완다 소수민족인 투치족 1천명 이상을 다수민족 후투족의 대학살로부터 수도 키갈리에 있는 밀 콜린스 호텔에 보호해 나중에 탈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치의 종족 말살에서 유대인 천여명을 구한 독일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를 본따 르완다판 '쉰들러'로 불렸으며 2005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정부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받는 등 많은 영예를 얻었다.
최근 루세사바기나는 폴 카가메 대통령 행정부를 독재정권으로 묘사하고 서구 국가들에 르완다가 인권을 존중하도록 압력을 넣으라고 촉구해왔다.
르완다 정부는 이에 대해 그를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며 해외에 살고 있었다.
르완다 경찰은 언론 매체에 루세사바기나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자세한 정보는 추후 공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세사바기나는 르완다 정부를 피해 망명한 정치 단체들의 연합체인 MRCD와 연루됐다는 당국의 비난을 받아왔다.
MRCD는 르완다 정부에 투쟁하는 무장 단체를 거느리고 있으며 부룬디와 접경지역에서 공격을 한다는 비판의 대상이 돼왔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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