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시행 후 고등학교 교과서서 삼권분립 내용 삭제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1일 "홍콩에 삼권 분립은 없다"고 말했다.
홍콩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삼권 분립 관련 부분이 삭제됐다는 게 알려진 후 람 장관이 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홍콩 매체 명보(明報)는 람 행정장관이 1일 오전 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전날 케빈 융(楊潤雄) 교육부장관이 한 발언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동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전날 융 장관은 교과서 수정과 관련해 취재진에게 홍콩에는 삼권 분립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7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 당국은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삼권 분립' 관련 부분을 삭제하거나 수정했다.
명보는 교육당국의 지침에 따라 6개 출판사에서 나온 8종의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홍콩의 정치 체제를 '삼권 분립'으로 기술한 내용이 삭제되거나 수정됐다고 전했다.
일부 교과서에서는 6·4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등 시위에 관한 내용도 삭제됐다.
삼권 분립은 입법권·사법권·행정권을 각각 독립된 기관에서 행사하도록 해 삼권이 서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권력의 남용을 방지하도록 하는 민주주의의 근본원리이다.
람 행정장관은 기본법(홍콩의 실질적 헌법)은 홍콩 특별행정구가 중국 중앙정부의 직할 지역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홍콩이 누리는 고도의 자치는 완전한 자치가 아니며, 행정권과 입법권, 사법권 역시 중앙정부와 분리돼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이 맡은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 특별행정구뿐만 아니라 중국 중앙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람 장관은 과거에는 대중이 삼권 분립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잘못 알고 있었다면서 지금 정부는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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