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열풍 '머니무브'…증권사 CMA 잔고 6조 증발

입력 2020-09-02 17:56  

카카오게임즈 열풍 '머니무브'…증권사 CMA 잔고 6조 증발
투자자예탁금은 6조 증가…"남은 증거금 58조원 상당부분 증시 주변 머물것"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가 하루 만에 6조원 이상 줄어든 반면, 증시 대기 자금은 최근 6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8조원 이상이 몰린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 열풍에 따른 '머니 무브'로 풀이된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금융상품을 사고팔 수 있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54조5천억원을 나타냈다.
CMA는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살 수 있는 증권 계좌로, 은행 통장과 같이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다.
CMA 잔고는 전날 60조9천억원보다 6조4천억원 줄어든 것으로, 하루 만에 수조 원이 감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1일은 카카오게임즈 일반 공모주 청약 첫날이었던 만큼 CMA에 들어왔던 자금이 청약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청약 첫날에만 16조원이 몰렸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앞두고 CMA 잔고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달 27일에는 처음 6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지난 31일까지는 61조원 가까이 치솟았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326030] 청약 때에도 CMA 잔고가 하루 만에 10조원 넘게 줄어들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전 거래일(54조7천억원)보다 6조원 가까이 늘어난 60조5천억원을 나타냈다.
SK바이오팜 청약이 있던 지난 6월에는 하루에 4조원가량이 늘어나기도 했는데, 이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이는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매도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주식을 매도한 돈은 영업일 기준으로 2일 뒤에 들어오기 때문에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31일에는 주식을 팔았어야 했다"며 "그만큼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위해 자금을 마련하려는 사람이 많다 보니까 주식을 팔기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끝난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몰려든 자금은 58조5천억원으로, 공모금액이 3천84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를 제외한 58조원 이상은 이틀 뒤 상환된다.
그러나 증거금 상당수는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증시 주변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
특히 내달 5~6일로 예정된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등 대형 공모주에 다시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과거의 경우 증거금이 들어왔다가 그대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초저금리 시대인 최근에는 과거와 다르다"며 "상당수 금액이 시장 주변에 머물면서 직접 투자나 IPO 등 새로운 기회를 엿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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