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벨라루스 참모총장 통화…군사훈련 논의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불복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벨라루스와 러시아가 합동 군사 훈련에 나설 계획이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벨라루스·러시아 군 참모총장이 전화 통화를 하고 양국의 군사 협력과 합동 군사훈련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양측은 벨라루스 영토에서 시행할 '슬라브 형제애-2020' 훈련과 러시아 영내에서 진행될 '코카서스-2020 전략 사령부 및 참모 훈련'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슬라브 형제애 훈련은 2015년 러시아에서 처음 열렸으며 러시아·세르비아·벨라루스 군이 참여했다. 이후 매년 러시아·세르비아·벨라루스가 번갈아 가며 훈련을 주최한다.
지휘 참모부 훈련인 '코카서스-2020'은 이달 중 러시아 남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벨라루스에서는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지난 달 9일 대선에서 승리하자 야권 지지자들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대선 불복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서방 진영은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투표 결과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러시아는 루카셴코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의 정국 혼란이 지속할 경우 군사 개입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다자·양자 조약의 틀 안에서 벨라루스의 주권과 안보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으며 필요하면 그러한 의무를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의 요청으로 러시아 보안기관 요원들로 구성된 예비대를 준비했다"며 "다만, 상황이 통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예비대를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블라디미르 마케이 벨라루스 외무장관은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마케이 장관은 회담에서 "밸라루스 내정에 외부세력이 적극적으로 간섭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러시아의 균형 잡히고 분명한 입장"이라며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명확한 반응을 보여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후 "유럽연합(EU)이 합법적인 벨라루스 정부에 대해 파괴적인 성명을 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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