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계승" 스가 차기 유력…日신문 "부정적 유산 이어갈수도"

입력 2020-09-03 06:57  

"아베 계승" 스가 차기 유력…日신문 "부정적 유산 이어갈수도"
코로나 대응·아베노믹스·납치문제·개헌 등 '아베 시즌2' 예상
아사히 "참신성 안 보인다"…오는 16일 임시 국회서 총리 선출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조기 사임 의사를 밝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계승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커지며 일본 정부의 주요 정책 기조에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3일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여야는 이달 16일 임시 국회를 소집해 아베 총리의 후임 총리를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집권 자민당은 이에 앞서 14일 총재를 뽑는 투표를 하기로 했다.
자민당이 의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선출되는 구도다.
현재까지 스가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등 3명이 출마할 의사를 밝혔다.
공식 선거 운동 개시 전이지만 스가 관방장관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자민당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이 스가를 지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스가는 당내 국회의원 표의 70%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전체 표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과반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후임 자민당 총재는 국회의원이 행사하는 394표와 자민당 각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부 연합회 대표가 행사하는 141표를 더해 총 535표로 결정된다.
최측근인 관방장관으로 줄곧 일해오며 '아베의 복심'으로 불린 스가는 차기 총리가 되면 자민당 총재를 겸임해 온 아베 총리의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전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아베 총재가 전심전령(全身全靈·몸과 마음 전부)을 쏟아 추진해 온 대응을 계승하고 더욱 앞으로 나가기 위해 내가 가진 힘을 다할 각오"라고 말했다.
스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어 "아베노믹스를 확실하게 책임을 가지고 이어받아 더욱 앞으로 나가고 싶다"고 밝혔으며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과 헌법 개정 등을 중요 과제로 거론했다.

그가 아베 총리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7년 8개월에 걸친 장기 집권 과정에서 문제들이 제대로 청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가 관방장관이 밝힌 정책이나 정치 자세에서 참신성을 느낄 수 없었으며 그는 장기 정권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유산까지도 그대로 계승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아사히신문은 풀이했다.
스가는 2일 회견에서 권력과 사학 재단의 유착 의혹이 일었던 모리토모(森友)학원 문제에 관해 "재무성 관계자의 처분도 이뤄졌고 검찰 수사도 이뤄졌다. 이미 결론이 났다"고 언급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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