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거 깨고 피츠버그 달려가 연설…중서부 추가방문 검토, 트럼프 공격 광고 시작
전당대회부터 '국민 안전'만 파고든 트럼프에 민주당 내 '표심 이동' 우려 제기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질서 수호'만 줄곧 외치는 전략으로 추격에 나서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급히 전략을 수정하며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나타난 부분적 폭력 양상을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으로 부각하며 바이든 후보 공격에 나선 게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어 갔다는 판단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민주당 내에 '법질서'에만 온통 초점을 맞춘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폭력시위의 폐해를 대대적으로 내세우며 자신이 미국의 안전을 지켜낼 적임자라고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경합주가 몰려있는 중서부의 백인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며 바이든 후보를 위협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후보의 친구인 에드 렌델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도 지난주 바이든 캠프에 연락을 취해 너무 무방비인 것 아니냐는 걱정을 털어놨다고 한다.
그는 WP에 "걱정되는 건 중도파가 '나는 트럼프가 싫어. 하지만 안전하게 살고 싶어. 꾹 참고 트럼프를 뽑아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바이든은 3월부터 계속 집에 있었다. 이제는 나가서 대응하고 터프해질 때"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바이든 캠프는 경합주 중서부를 겨냥한 전략을 조정했다고 WP는 전했다. 당장 바이든 후보가 지난달 31일 칩거를 깨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로 달려가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하는 연설을 한 데 이어 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간다.
커노샤는 세 아들 앞에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에 피격된 곳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폭력시위 현장을 찾아 법질서 회복을 강조한 곳이기도 하다. 바이든은 폭력시위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천명하는 동시에 피해 가족을 만나 치유의 메시지로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후보는 미시간주 방문도 검토 중이며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 위스콘신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광고도 시작했다. 이 세 곳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손을 들어줘 승리를 견인한 곳이다.
미네소타주에서도 계획보다 일주일 먼저 광고를 시작했다. 미네소타는 50년 가까이 대선에서 민주당 손을 들어줬고 2016년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접전 끝 승리를 안겨줬으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바이든 캠프에서 나오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네소타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는 있지만 인종차별 반대시위의 장기화에 대한 피로감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경찰 예산을 끊으라는 식의 시위대 구호가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고 WP는 부연했다.
경합주가 몰려있는 중서부 지역은 사실상 미 대선 결과를 판가름하는 지역이라 트럼프 대통령도, 바이든 후보도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주별로 득표를 많이 한 후보가 주에 걸린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방식이라 경합주의 근소한 격차로 대선 결과가 바뀔 수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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