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비자카드 이용자 디지털 결제 10% 증가
"현금 만지기 꺼리면서 '현금이 왕'이라는 주문 사라질 징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현금이 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현금을 선호하는 홍콩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디지털 거래로 눈을 돌리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디지털 거래를 촉진하면서 '현금이 왕'인 홍콩의 시절이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결제 회사인 비자(비자카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홍콩에서 이뤄진 디지털 결제 비중은 70%로, 작년 같은 기간의 60%와 비교해 10% 포인트 상승했다.
홍콩 3위의 생명보험사인 BOC 라이프는 자사의 보험상품 중 온라인 거래가 1년 전보다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비자 홍콩ㆍ마카오 본부의 마이크 스타인바흐 총경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홍콩 시민들이 현금을 만지기를 꺼리면서 '현금이 왕'이라는 일종의 주문이 사라져가는 징후라고 해석했다.
그는 "코로나19는 고객의 행동을 영원히 바꿔 놓았다"면서 "고객들은 이제 현금에서 디지털 결제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비자가 지난 7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고객 6천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홍콩 시민들의 디지털 결제에 대한 선호도는 62%로, 대만과 동률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64%인 말레이시아로 나타났다.
스타인바흐 총경리는 "소규모 사업장에서 휴대전화로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은 고객에게는 편리함을 안겨주고 사업주에게도 비용이 가장 적게 들게 한다"면서 "팬데믹 기간 사람들은 감염을 피하기 위해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만지는 것을 꺼린다"고 말했다.
홍콩은 아시아 최고의 금융중심지임에도 불구하고 현금을 선호하는 풍조 때문에 모바일 간편 결제 시스템 보급은 중국 본토와 비교해 아직 저조한 편이다.
중국의 '기술허브'인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시를 비롯해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등 중국 대도시에서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의 보급으로 '현금 없는 사회'로 점점 다가가고 있으나 홍콩의 일상생활에서는 아직 현금 사용 비중이 높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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